동일본 대지진 2개월, 방사성 물질은 계속 새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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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복구 총괄기구 없고 反원전시위 확산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11일로 두 달이 지났다. 일본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10일 현재 사망자는 1만4949명, 행방불명 9880명, 이재민 11만7085명이다. 리히터 규모 5.0 이상의 여진은 446회 발생했다.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 때문에 농어업 지역인 동북지방의 먹을거리 불신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지금도 시간당 1TBq(테라베크렐·1TBq은 1조 Bq)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새어 나오고 있다. 원전사고 직후의 시간당 1만 TBq에 비해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양이다. 도쿄전력은 냉각 기능이 정상화되는 향후 6∼9개월 동안 방사성 물질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오염과 대기오염에 이어 최근엔 토양오염이 새로운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세슘 등 반감기가 긴 방사성 물질이 토양에 스며드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젖소와 육우용 목초에서 세슘이 기준치인 kg당 300Bq을 30배 이상 초과해 검출되기도 했다.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이어서 소의 근육 등에 축적될 우려가 있다.

바닷속 토양오염도 문제다. 지난달 29일 원전에서 15km, 20km 지점의 해저 토양에서 통상치의 100∼1000배 수준의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동북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어패류 전반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해졌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일본산 농산물과 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엄격히 하는 등 수입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복구대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복구를 총괄할 정부기구도 출범하지 못했고 정치권엔 이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도 한창이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예상되는 대형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수도권 인근의 하마오카(濱岡) 원전의 가동을 중단시켰지만, 나머지 원전도 중단하라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전력 성수기인 올여름은 산업계와 일상생활 모두 최악이 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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