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는 브릭스, G7과 맞설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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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첫 정상회의… 정례화 추진
리비아 공습 반대 나설수도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을 통칭하던 브릭스(BRICs)가 올해부터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고 상설기구도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브릭스가 서방 선진국에 맞서는 대항마로 떠오를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참가해 영문 약칭도 5개국 머리글자를 따서 BRICS로 표기한다.

우하이룽(吳海龍)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1일 “14일 하이난(海南) 섬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는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회의에서는 국제현안과 국제경제 및 금융문제, 회원국 간 협력 문제 등이 광범위하게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의 완청차이(萬成才) 대외정책실 주임은 “이번 회의에서는 정상회의의 정례화와 사무국 설치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정상은 2009년 6월과 지난해 4월 두 차례 만났지만 정례화 얘기는 없었다. 회담 정례화와 함께 상설 관리기구가 설치되고 사무총장이 임명되면 상설 협의체의 모양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올해 회담 후에는 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 성명인 가칭 ‘브릭스 코뮈니케’도 처음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이처럼 브릭스가 공식 협의체로 발족하면 지금까지보다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돼 어떤 정체성을 가질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소(CIIS) 류유파(劉友法) 부소장은 “브릭스 국가들은 세계 경제의 지도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서구 중심 선진 7개국(G7)의 대항마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브릭스 5개국 중 남아공을 제외한 4개국이 현재 진행 중인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에 반대했다. 리비아 공습은 이번 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여 어떤 공통된 목소리를 낼지 관심이다.

하지만 5개국 내부에도 사안별로 이견이 많아 통일된 행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위안화 가치다. 브라질은 위안화가 인위적으로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절상해야 한다며 중국과 대립하고 있다. CIIS의 취싱(曲星) 소장은 “어느 국가나 협의체가 미국에 맞서거나 미국을 포위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는 매우 비현실적”이라며 “마치 아라비안나이트의 천일야화 같은 얘기”라고 ‘서구 대항마’론을 일축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싱광청(邢廣程) 연구원도 “이번 정상회담은 정례화만으로도 최선의 결과”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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