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신년 국정연설]오바마는 왜 ‘스푸트니크 순간’을 거론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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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전 소련 첫 인공위성 발사 충격… “현재의 美상황도 절체절명” 경종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스푸트니크 순간(Sputnik moment)’이라는 표현을 통해 미국의 현주소에 대한 위기의식과 극복 의지를 분명히 했다.

스푸트니크 순간은 1957년 10월 옛 소련이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사건으로 ‘당시 풍요롭고 미래를 낙관하던 미국에 울린 경종(警鐘)과 같은 사건’(워싱턴포스트)이었다. 당시 소련보다 모든 면에서 월등히 앞서 있다고 자부하다 추월당한 미국은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나라라면 핵미사일도 대륙 너머로 쏘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위기의식에 사로잡혔다.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은 ‘스푸트니크 위기’를 선언하고 ‘우주 경쟁’에 돌입했다. 1년 뒤인 1958년 항공우주국(NASA)을 설립하고 과학자 양성을 위한 교육개혁에 힘을 쏟은 결과 1969년 유인우주선을 최초로 달에 착륙시키면서 충격에서 벗어났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50여 년 전 미국이 처한 위기와 현재의 위기가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해 스푸트니크 순간이라는 말을 썼다고 분석했다. 보스턴글로브는 중국 인도 같은 아시아의 신흥경제국이 던지는 경제적 위협에 직면한 미국에 경종을 울리려 했다고 분석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교육개혁, 사회간접자본 재건, 정부 지출 억제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세계경제에서 미국의 몫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냉정하고도 명확한 현실을 제시한 것”이라는 풀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상황을 제2의 스푸트니크 순간으로 규정함으로써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미국은 실패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켜 미국인의 분발을 호소한 것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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