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G2가 열어갈 불안한 미래

'세기의 회담'으로 주목된 미·중 정상회담이 19일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두 나라 관계가 '긍정적이고, 협력적이며, 포괄적인 관계'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 말할 때 톤이 확연히 달라진 부분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였지요. 앞서 "중국이 450억 달러의 미국상품을 수입한다고 했다"며 경쾌하게 설명했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오바마는 갑자기 말을 느리게 하고, 더듬기까지 하면서 "인권문제에 대해 나는 매우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다"고 했습니다.

정직하게 나선 사람은 오히려 후 주석이었습니다. 그는 처음엔 미국기자들의 질문을 못 들은 척 딴청을 피우다가 재차 질문을 받고서야 "중국은 여전히 경제 사회적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고, 인권문제와 관련해서도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후 주석은 "양국간에 견해차가 있지만 상호존중과 내정불간섭의 원칙에 바탕을 두고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선을 분명히 그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는 사설에서 "후 주석은 그나마 민주주의로 나아갈 필요성을 공식 인정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독재자에 관대한 모습을 보인 것은 후진타오가 아니라 오히려 오바마였다는 거지요.

이 모습을 본 우리는 앞으로의 세계에 대해 우려를 지울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인 북한과 머리를 맞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추가도발을 해선 안 된다는 데 두 나라가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후 주석은 '북한'을 콕 집어서 언급하지 않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비핵화를 말했을 뿐입니다.

우리 정부는 미중 회담 결과가 '한미 공조'라는 큰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했듯이, 중국이 북한에 대해 핵을 포기하라고 확실히 압력을 넣고, 또 미국이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보다 확실한 행동에 나서기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