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수급 불안 갈수록 증폭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中 ‘내년 수출쿼터 35% 축소’ 이어 합금도 규제 검토
美 “수출제한땐 WTO 제소”

희토류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중국이 최근 내년도 희토류 수출 쿼터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미국와 유럽연합(EU)이 우려를 표명하는 등 희토류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상무부가 희토류 외에 희토류 합금에 대해서도 별도의 수출 쿼터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다우존스통신이 30일 보도해 중국이 추가적인 희토류 수출규제에 나설지 주목된다. 통신은 중국 정부가 그동안 희토류 합금에 대해서는 수출제한을 하지 않아 왔다며 새로운 규제 적용은 기업들이 희토류 수출쿼터를 피해가기 위해 활용한 구멍을 막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와 관련한 답변을 거부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28일 내년 상반기 희토류 수출 쿼터를 전년 동기 대비 35% 줄어든 1만4446t으로 확정하고 외국투자기업에 대한 쿼터를 늘리지 않을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컴퓨터 부품, 하이브리드 자동차, 미사일 등 각종 첨단기기 제조에 사용되는 광물로 중국이 전 세계 공급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28일 “우리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 측에 이 같은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도 29일 중국이 최근 발표한 희토류 수출 쿼터에 주목하고 있다며 유럽에 대한 희토류 공급 약속은 지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USTR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희토류 수출규제와 관련해 중국에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움직임에 따라 첨단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본의 전자회사 소니 측은 중국의 조치가 자유무역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충격이 없으나 추가적인 수출제한이 취해질 경우 공급 부족이나 부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