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스쿨 뺨치는 그루폰 ‘글쓰기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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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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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 졸업생인 캐서린 버니크 씨는 요즘 매일 글을 쓴다. 언론사에 취직한 것은 아니다. 그가 일하는 곳은 미국 최대 규모의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Groupon)’. 버니크 씨는 이곳에서 그루폰이 50% 할인가에 제공하는 각종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개 글을 쓰고 있다.

그루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소비자를 끌어모은 뒤 대량구매로 상품을 50% 이상 낮은 가격에 이용하도록 해주는 일종의 쿠폰 공동구매 중계 업체. 최근 급성장하는 이런 소셜커머스 회사가 사실상의 언론인 양성소가 되고 있다고 월간 애틀랜틱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그루폰이 올리는 글은 대개 자유로운 형식으로 제품 홍보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화려하고 풍부한 수식어와 감각적인 표현이 동원된다. 제품 정보와 평가도 빠져서는 안 된다. ‘오늘의 거래(Today's Deal)’ 형식으로 거래되는 상품은 고급 음악회나 미술전 입장표에서부터 컵케이크 같은 소소한 상품까지 다양하다. 이에 대한 소개의 글은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주된 힘으로 작용한다.

그루폰은 최근 6개월간 작가 40명을 새로 고용했다. 현재 작가 59명이 에디터 16명, 이미지 디자이너 15명 등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작가의 40%는 기자 경력이 있다. 이 회사는 글쓰기를 교육하는 ‘그루폰 아카데미’를 두고 강도 높은 훈련도 시킨다. 지난해 로욜라대 저널리즘스쿨을 졸업한 에디 슈미드 씨는 “그루폰은 정말 신문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며 “정확하면서도 재미있는 글을 쓰기 위해 회사의 여러 팀이 집중해서 일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글에 대한 이용자의 반응을 온라인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그루폰은 최근 미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뽑은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대안언론 매체 중 하나로 뽑혔다. 유에스에이투데이나 뉴욕타임스 같은 전통적인 언론 매체와 함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 e메일 정보 서비스업체 ‘스릴리스트’의 벤 레러 최고경영자(CEO)는 “그루폰은 뉴스 사이트가 아닌데도 최근 가장 많이 읽히는 대중매체 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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