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통상 핵심 외교관들 ‘런던정경대 출신’ 많은 까닭

  • Array
  • 입력 2010년 1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 등 중국의 외교통상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중견 외교관 상당수가 문화대혁명 시기인 1970년대 영국 런던정경대(LSE) 유학생 출신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전현직 고위 외교관 중 런던정경대 유학생 출신은 양 부장을 비롯해 왕광야(王光亞·전 주유엔 대사) 홍콩마카오판공실 주임, 장예쑤이(張業遂) 주미 대사와 저우원중(周文重·전 주미 대사) 보아오포럼 사무총장, 탕궈창(唐國强·전 주유엔 대사) 주노르웨이 대사, 쑨위시(孫玉璽) 주폴란드 대사, 장샤오캉(張小康) 전 주싱가포르 대사 등 1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이 런던정경대에 다니게 된 것은 1972년 중국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을 만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과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영어를 잘하는 젊은이들을 키워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계기가 됐다.

마오 주석의 지시로 중국 정부는 외국유학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전국 각지 외국어학원 등에서 20, 30대 젊은이를 선발해 외국으로 2년 과정의 연수를 보냈다. 미국과는 1979년에야 수교해 이때 선발된 학생들은 1972년 3월 중국과 수교한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런던정경대에 중국 유학생이 몰린 것은 당시 월터 애덤스 학장이 주영국 초대 대사인 쑹즈광(宋之光) 대사를 만나 중국 대사관이 학생을 선발하면 2년 과정의 유학생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런던정경대 출신이 외교관으로 많이 진출한 것은 이 대학의 사회과학적 학풍 탓도 있다. 당시 중국은 문화대혁명 시기로 정치 외교 등 사회과학 분야 공부가 금기시돼 런던정경대에서 서구 사상과 정치문화에 일찍 눈을 뜬 중국 유학생이 외교 분야에 진출하는 데 유리했다고 당시 런던정경대에서 중국 유학생을 담당했던 미첼 야후다 런던정경대 명예교수는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