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유사시 난민 30만명 수용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30일 1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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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유사시 독자적으로 북한 난민 30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인식이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외교전문을 통해 드러났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각)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한반도 관련 미국 외교전문을 소개한 기사에서 중국은 유사시 외부 지원 없이 북한 주민 30만명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중국 당국자들의 발언을 전했다.

이 전문은 국제기구에 파견된 한 미측 외교관이 중국 당국자들로부터 들은 사항을 미국 정부에 보고한 것이다.

전문에 발언이 소개된 중국 당국자들은 북한 주민이 대규모로 한꺼번에 몰려올 경우 국경 봉쇄를 위해 병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북한 난민을 위한 대기지역을 만들어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주변국들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또 주한 미국대사관의 1월 전문에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에게 북한 유사시를 대비한 비상계획에 대해 거론했을 때 후 주석이 일부러 못들은 척 했던 것으로 기술됐다.

이와 함께 비밀로 분류된 주한 미대사관의 또 다른 전문에 따르면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은 외교차관 시절인 2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젊은 지도층 인사들이 느끼는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적나라하게 소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 수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 공산당의 젊은 리더들은 더 이상 북한을 유용하거나 신뢰할 만한 동맹으로 보지 않으며, 한반도에서 새로운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는 위험을 피하려 한다고 말했다.

천 수석은 또 북한은 이미 경제적으로 붕괴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 정치적으로도 무너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천 수석은 자신이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낼 당시 회담 기간 사석에서 중국의 두 고위 당국자와 대화할 때 이들이 '한국이 남한 주도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사실을 스티븐스 대사에게 전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공산당은 한국이 중국에 대해 적대적이지 않는 한 남한이 통치하는 '통일 한국'에 대해 편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또 중국의 두 고위 당국자들은 북한이 '완충 국가'로서의 가치가 거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천 수석은 말했다.

천 수석은 이와 함께 북한 붕괴 시 중국은 비무장지대(DMZ) 이북에 미군이 주둔하는 상황을 분명히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지만 북한이 붕괴할 경우 중국은 한·미·일과의 전략적, 경제적 이해관계를 감안해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작다"면서 중국이 북한의 자기 파괴적인 정책을 바꾸도록 설득할 능력이 없다는 자신의 판단을 스티븐스 대사에게 밝혔다.

또 지난해 9월 작성된 다른 전문에서는 허야페이(何亞非) 주 제네바 중국 대표부 대사가 외교부 부부장(차관) 시절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났을 당시 "우리는 그들(북한)을 좋아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북한은 이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궈핑(程國平)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는 주 카자흐스탄 대사 시절 미국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남북통일에 언급, 중국은 장기적으로 평화통일을 희망하지만 단기적으로 남북은 분단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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