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시아와 공동번영”… 오바마 亞끌어안기 9박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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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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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국 전일정 동행취재 1신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부터 14일까지 9박 10일 동안 인도 인도네시아 한국 일본 등 아시아 4개국을 순방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한국 중국 인도를 방문한 데 이어 1년 만이다. 백악관의 고위관계자는 4일 백악관에서 열린 수행기자단과의 모임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미국은 아시아와 함께 공동 번영의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최영해 워싱턴 특파원을 보내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을 동행 취재한다. 》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 동행 취재는 3일(현지 시간)부터 시작됐다. 기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다음 날인 이날 오후 백악관 엘립스 남쪽 문 앞에 서 있는 두 대의 큰 트럭에 짐을 실었다. CNN과 NBC 등 미국 방송사 기자재들도 이미 실려 있었다. 기자용 전세기인 ‘프레스차터’를 타는 수행기자들은 출발 전날 짐을 부쳐야 했다. 5분 단위로 촘촘하게 짜인 오바마 대통령의 일정도 이날 밤에야 취재기자들에게 e메일로 뿌려졌다. 극비 보안사항이기 때문이다.

4일 오후 4시 기자는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두 시간 뒤 전세기는 기자들을 태우고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먼저 출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탄 에어포스원은 5일 오전 대서양을 건너 인도로 향한다.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동행했다. 중간 기착지인 독일 람슈타인 공항까지 날아가 에어포스원에 기름을 넣고 다시 더 날아가 토요일인 6일 오전 3시 20분(인도 현지 시간)에 뭄바이에 도착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인도(5∼8일) 인도네시아(9일) 한국(10∼12일) 일본(13, 14일)을 차례로 방문해 아시아 중시 외교에 박차를 가한다. 그의 순방은 현재 아시아 7개국을 돌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순방 일정과 부분적으로 겹친다. 미국 대통령과 외교수장이 동시에 아시아권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미국이 아시아 외교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아시아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이들 아시아 국가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미국이 아시아에 새롭게 다가서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아시아 재관여(reengagement)’로 표현되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對)아시아 정책은 서방 일변도의 정책을 구사했던 조지 W 부시 전임 행정부와 확연히 다르다.

이번 순방의 특징은 전통적 동맹인 한국과 일본, 새롭게 부상하는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묶은 것이다. 인도는 과거 냉전 시절 러시아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고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무슬림 국가여서 미국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었으나 최근 미국과 두 나라의 관계가 급속히 강화되고 있다. 먼저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에서 올 1월 취임 후 첫 국빈 방문한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만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테러 현장인 타지마할팰리스호텔에 묵는다. 거기서 반(反)테러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대학생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인도 의회에서 양국 간 미래 비전을 주제로 연설도 한다. 이어 자신이 어렸을 때 살았던 나라인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다시 무슬림과의 화해를 역설하고 테러 방지에 나서줄 것을 호소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양자 및 다자외교를 펼친다.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논의한다. 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날 계획이다.

이어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와 별도로 만나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 문제 등을 협의한 후 귀국한다.

이번 순방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발걸음은 그리 가볍지 않아 보인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72년 만에 하원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내주며 참패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인기가 높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정상외교로 중간선거의 충격적인 결과에 따른 지친 심신을 달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앤드루스 공군기지=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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