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깡통주택 ‘떨이 처분’ 급증

동아일보 입력 2010-09-28 03:00수정 2010-09-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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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여신 줄이려는 은행들, 집값이 대출금 못미쳐도 인수 싱글맘인 모니카 밸러다레스 씨(29)는 2006년 워싱턴 인근의 버지니아 주 매너사스 시에 있는 타운하우스(주택 단지)인 ‘브루어 크리크 플레이스’에 있는 집을 할머니, 두 조카와 함께 32만9000달러에 샀다. 은행에서 대출(모기지)을 받기로 하고 집을 마련했지만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통신회사 연구원인 자신의 월급으로는 도저히 갚을 수 없자 집을 처분하기로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동안 집값이 폭락해 시세는 22만 달러에 불과했다. 집을 처분해도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기 어려운 ‘깡통 주택’이 된 것이다. 밸러다레스 씨는 돈을 빌려준 은행에 쇼트세일(short sale·모기지 담보가치보다 싼 값에 집을 파는 것)을 신청했다. 집을 팔아도 대출금액을 채우는 데는 턱없이 모자랐지만 그나마 다행히 은행이 손해를 감수하기로 해 추가로 돈이 들지는 않았다.

이 타운하우스는 미국 부동산 경기 불황의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2006년 완공된 이 단지에는 총 146가구가 들어섰다. 이 가운데 69가구는 주인이 그대로지만 이미 77가구는 주인이 바뀌었다.

주인이 바뀐 경우는 은행에서 담보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했지만 시세가 급락해 매달 대출금을 갚기 어려운 케이스가 대부분. 이 중 43가구는 은행에서 압류해 경매 처분됐고 19가구는 밸러다레스 씨처럼 쇼트세일로 처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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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주택이 돼 은행도 대출금을 다 회수하지 못하고 손해를 감수한 채 집을 처분한 것이다. 6가구는 쇼트세일 허가를 받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주인이 바뀐 집의 경우 당초 구입 금액보다 손실금액이 최저 4만 달러에서 최고 25만1000달러에 이르렀다. 집을 팔아 본전을 챙겼거나 이득을 본 경우는 7가구에 그쳤다.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주에선 이처럼 집값이 하락해 쇼트세일로 처분되는 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이 파산 위기에 처한 집 주인의 쇼트세일을 받아들여 부실 여신 줄이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매너사스 시의 경우 이달 쇼트세일 거래가 전체 거래의 28.3%로 압류(10.8%)의 3배 가까이 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은행에서 압류를 많이 했지만 이후 쇼트세일로 나오는 집이 늘고 있다”며 “은행은 빌려준 돈을 다 회수하지 못하고 손실을 보지만 압류보다 비용이 덜 들고 시간도 줄일 수 있으며 주택 소유자도 압류나 경매보다 신용도 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CNN은 미국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4%는 여전히 경기가 침체돼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보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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