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망치고도 거액 퇴직금 챙긴 '먹튀 경영자' 7명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8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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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도 엄청난 퇴직금을 챙긴(Big Bucks for a Job Poorly Done)" 이른바 '먹튀' 최고경영자(CEO) 7명을 꼽았다.

16일 인터넷판에 소개한 '먹튀' 전직 CEO들에는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토니 헤이워드와 GM의 릭 왜거너,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켄 루이스, 휴렛패커드(HP)의 칼리 피오리나, 보잉의 해리 스톤사이퍼, 화이자의 행크 맥키넬, AIG의 마틴 설리번이 포함됐다.

잡지는 "미국인 대부분이 1년 간 버는 돈보다 CEO들의 한 시간 수입이 더 많다는 사실에 절망하는 일이 이젠 대단한 일도 아니지만 그건 회사를 성공적으로 경영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이번에 선정한 CEO들은 경영에 실패했는데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퇴직금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불명예 명단의 맨 앞자리를 차지한 인물은 토니 헤이워드 전 BP CEO. BP가 지난달 그의 사임을 발표한 뒤 회사 직원들 사이에선 그가 있는 동안 BP가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 재난을 일으켰는데도 엄청난 퇴직금을 받았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는 1800만 달러(약 213억 원)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릭 왜고너 전 GM CEO가 지난해 3월 GM을 떠난 뒤 한 달 만에 회사는 파산했다. 반면 그는 꽤 묵직한 퇴직금 보따리를 챙겼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그는 퇴임 뒤 첫 5년 동안 820만 달러(약 97억 원)를 받고 이후 평생 매년 7만430달러(약 8760만 원)를 받게 된다.

켄 루이스 전 BoA CEO 재임기간에 회사는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었고 수십억 달러의 긴급구제금융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 회사를 떠날 때 그는 회사로부터 5300만 달러(약 627억 원)의 연금과 7200만 달러(약 852억 원) 상당의 주식 등을 선물 받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CEO로 꼽히던 칼리 피오리나 전 HP 회장은 2005년 주가 폭락으로 물러나면서 2000만 달러(약 236억 원) 규모의 스톡옵션과 2100만 달러(약 248억 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해리 스톤사이퍼 전 보잉 CEO는 2005년 회사 중역과의 스캔들로 물러나면서 징계를 받았지만 퇴직금으로 1100만 달러(약 13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받았고 그 뒤 매년 연금으로 68만1000달러(약 8억 원)를 받고 있다.

행크 맥키넬 전 화이자 CEO는 5년간 회사를 운영했지만 주가가 추락했다. 그러나 2006년 물러날 때 역사상 최대인 1억2200만 달러(약 1440억 원)의 퇴직금과 7800만 달러(약 920억 원)의 추가 보너스를 받았다.

마틴 설리번 전 AIG CEO는 2005년 취임 뒤 2분기 연속 기록적인 손실을 기록한 2008년 중반까지 재임했다. 회사는 설리번에게 퇴직금 1500만 달러(약 178억 원)와 2800만 달러(약 330억 원)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전지성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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