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주한미군사령관, 美 의회서 ‘한반도 증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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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內 불안정사태 가능성 대비중… 전작권 전환, 주한미군 전력과 무관”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24일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 소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북한 내 불안정 (사태)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참한 중앙집중식 경제와 황폐한 산업 △불충분한 농업 기반 △영양부족의 군과 주민 및 핵프로그램 개발 △갑작스러운 지도부 교체 가능성을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의 근거로 꼽았다.

샤프 사령관은 “한미 양국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힌 뒤 “전투에서부터 여러 가지 한반도 불안정 가능성, 인도적 지원 작전 및 심지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제거에 이르기까지 여러 갈등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샤프 사령관은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이날 증언은 유엔군 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 그리고 주한미군 사령관의 자격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北, 가까운 장래에도 심각한 안보 위협


샤프 사령관은 우선 “북한이 비록 도발적인 행동에서 벗어나 몇 가지 형태의 대화에 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역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남아있을 것이며 머지않은 장래에 미국과 국제사회에 중대한 우려로 떠오를 것”이라고 총평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략적 목표는 정권의 생존과 유지”라고 평가한 뒤 “핵무기 프로그램 구축을 추구하는 것도 정권 생존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며 현재 몇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샤프 사령관은 현재 북한의 상황에 대해 “김 위원장은 2008년 여름의 뇌중풍(뇌졸중)에서 회복해 완전한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최근 1년 동안 김 위원장은 자신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의 후계작업을 조직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군부의 의사결정 역할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이며 재래식, 비대칭군사력(재래식 무기로 상대할 수 없는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뜻한다)은 여전히 김 위원장의 권력을 보증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내 목표는 싸워서 이기는 것


샤프 사령관은 자신의 3대 사명으로 △전투태세 완비 및 유사시 반드시 승리하는 것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것 △주한미군의 복지를 향상하는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이 3대 사명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4월로 예정된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전작권 전환이 주한미군 전력의 감소나 미국의 한반도 안보 의지 약화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총체적인 군사역량을 바탕으로 확장 억지력(extended deterrence) 제공을 포함해 한미 동맹을 위해 지금과 다름없이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내에서 제기되는 전작권 전환 연기문제에 대해 “전략적 (작전권) 전환계획(STP)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2012년 4월 17일의 원만한 전작권 전환을 위해 모든 조건을 맞추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샤프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의 합동참모본부(JCS)가 작전권을 리드하게 되며, 새로 창설될 미국의 한국사령부(KORCOM)가 지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韓2012대선, 전작권에 변수”
닉시 CSIS연구원


앞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선임연구원인 래리 닉시 박사는 이날 주한 미국대사관 코러스하우스에서 전작권 전환을 주제로 행한 강연을 통해 “2012년 한국의 대선이 전작권 전환 이행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2012년까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과 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다면, 한미가 느끼는 심리적 충격이 클 것이기 때문에 한미 양국이 전작권 전환을 무기한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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