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생활용품, 亞신흥시장 속속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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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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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전서 쌓은 ‘Japan’ 브랜드 파워 등에 업고
조미료-세제 등 친환경-중저가 앞세워 중산층 공략


일본의 자동차업체와 가전업체에 이어 생활용품업체까지 아시아 신흥경제국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종이기저귀에서부터 조미료 맥주 완구 등 제품도 다양하다.

지금까지는 신흥국의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고급품 위주였지만 거품을 뺀 중저가로 급증하는 개발도상국의 신흥 중산층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 지역 중산층 소비자의 높아진 환경의식을 감안해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일제(日製)=고급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상품 로열티도 높다.

세제와 비누 등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라이온은 현재 말레이시아에 100억 엔(약 1200억 원)을 들여 식물계 세제 원료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태국에는 완제품 공장도 짓고 있어 올가을부터 동남아 각국에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일반 세제는 석유화학물질로 만들지만 이 제품은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들어 환경 훼손을 줄였다. 환경 붐을 타고 일본에서 인기상품이 된 여세를 동남아에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라이온은 최근 동남아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481억 엔으로 전체 매출의 15%에 이른다.

아기용 종이기저귀 세계 3위업체인 유니참은 지난해 봄 종전 제품보다 두께를 20% 줄이고 착용감을 개선한 신제품으로 일본에서 히트를 쳤다. 최근 중국 수출로 상품성을 확인한 유니참은 상하이에 40억 엔을 들여 아예 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제3공장을 짓고 있다. 원료를 줄였기 때문에 생산 및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 줄었고 가격은 경쟁사의 고급 기저귀보다 30%나 싸다. 유니참은 그 덕분에 지난해 350억 엔이었던 중국 매출이 올해 500억 엔으로 40% 넘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식품업체인 아지노모토는 동남아에서 판매하는 저가 조미료가 인기를 끌면서 해외 매출이 2016년까지 두 배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학용품 제조업체인 고쿠요는 자국 내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했으며 완구업체인 다카라토미는 완구의 부품을 줄여 가격을 80%나 낮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아사히맥주는 중국 칭다오맥주와 연계해 중국 농민을 대상으로 한 저가 맥주를 공동개발 중이다.

일본의 생활용품업체들이 이처럼 중국과 동남아 개도국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경기 침체로 내수 소비 침체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인도 동남아 등 개도국은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소비력이 있는 신중산층이 급격히 늘고 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구미와 일본 등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1∼2.7%이지만 중국과 동남아 주요 개도국은 각각 10%와 4.7%에 이른다. 이에 따라 세계은행은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이 2000년 4억3000만 명에서 2030년 11억5000만 명으로 증가하고 전 세계 중산층 인구에서 차지하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등 개도국의 비율은 같은 기간 56%에서 93%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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