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예멘 알카에다’ 보복공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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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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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정부와 무기-정보 제공 합의… 목표물 탐색중
WP “관타나모 수감됐다 풀려난 두사람이 관련돼”

미국이 25일 발생한 여객기 테러 미수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예멘의 알카에다에 대한 보복 공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29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공격명령을 내릴 것에 대비해 미 정보기관과 특수부대가 예멘 정부의 협조 아래 새로운 공격목표 지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크루즈미사일, 전투기, 무인폭격기 등 무기와 정보를 제공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미 특수부대가 예멘에 주둔하면서 헬리콥터를 이용해 알카에다를 공격하거나 테러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하는 것에 대해서는 예멘 정부가 동의하지 않았다.

CNN은 28일 미 정보기관에서 이 사건에 알카에다가 연관돼 있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입수해 오바마 대통령 및 백악관의 안보 담당 고위인사들에게 긴급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예멘의 알카에다에 대한 공격이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예멘 정부에 적극적으로 알카에다 소탕에 나서라고 압박하고 있으며, 내년에 최대 1억9000만 달러(약 2200억 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아부 바크르 알키르비 예멘 외교장관은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예멘 내 알카에다 조직원이 200∼3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들이 이번 사건과 같은 공격을 계획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예멘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이 이 사건의 배후로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됐다가 2007년 풀려난 사이드 알리 알시리와 이브라힘 술레이만 알루바이시가 언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 6월 예멘에서 알카에다가 한국인 엄영선 씨와 독일인 2명을 살해한 사건에도 알시리가 관련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다.

또 영국 더타임스는 이번 사건의 용의자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가 예멘에서 테러 훈련을 받던 중 급진적 성직자 안와르 알올라키를 만나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알올라키는 지난달 포트후드 미군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동료 13명을 살해한 군의관 니달 말리크 하산 소령의 종교적 조언자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오바마 “美 테러방지, 인적-구조적 실패”
‘원인규명-신속개선’ 지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은 29일(현지 시간) “인적 실패와 시스템 실패가 한데 어우러지는 바람에 항공기 테러 시도 사건은 큰 재앙으로 번질 뻔했다”며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드러난 허점을 신속하게 고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휴가 중인 하와이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보가 서로 공유되지 않아 300명에 이르는 무고한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용의자가 비행기에 탑승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또 “만약 정보가 공유되고 한데 뭉쳐졌더라면 경고신호가 발동해 용의자가 비행기에 탑승하도록 허용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위협에 대한 대처는 미국의 안보 문제일 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31일까지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잘못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를 백악관으로 제출할 것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에도 성명을 통해 “배후세력을 반드시 색출하고 테러 행위에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미 정부가 성탄절에 즈음해 알카에다의 테러 계획이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도 항공기 테러 시도를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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