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원인 진단 → 해법 합의 → 재도약 모색

  • 입력 2009년 9월 22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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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한글 인사 24∼25일(현지 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국 피츠버그의 ‘데이비스 L 로런스’ 컨벤션센터 주변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G20 정상들을 환영하는 휘장이 걸려 있다. 한글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피츠버그=연합뉴스
“환영합니다” 한글 인사 24∼25일(현지 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국 피츠버그의 ‘데이비스 L 로런스’ 컨벤션센터 주변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G20 정상들을 환영하는 휘장이 걸려 있다. 한글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피츠버그=연합뉴스
■ G20 정상회의 이슈는
“출구전략은 이르다” 공감대
美-中 무역불균형 해소 논의
IMF 강화-기후변화 재원
선진-신흥국간 이견 좁혀야

24,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제3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1차 회의(미국 워싱턴)에서 금융위기의 ‘원인’을 진단했고, 올해 4월 2차 회의(영국 런던)에서 ‘해법’에 합의했다면 이번 3차 회의에서는 ‘위기 이후(after crisis)’를 준비하는 단계에 돌입하는 셈.

참가국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전에 조율한 대원칙은 세계 경제의 재(再)균형.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선진국과 신흥국의 시각이 판이해 통일된 목소리를 담은 공동 성명서가 나오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 단기 출구전략, 중장기 거시공조

각국 정상들은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과도하게 푼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이번 회의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꼽고 있다. 정상들은 △아직 본격적인 실시는 이르고 △나라별로 시기와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으며 △국제공조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상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21일 한국선진화포럼 조찬 강연에서 “주요 20개국과 출구전략 실행 시기에 대해 공조하는 게 한국의 경기회복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의 동반 성장을 위한 거시공조 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중국이 값싸게 제품을 생산해 세계에 공급하고, 미국이 이를 과도하게 소비하는 불균형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데 암묵적으로 합의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 함께 정리한 3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공동기고문을 통해 △G20 각국이 균형 성장을 위한 국내 전략을 세워 연말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보고하고 △지속 가능한 세계 경제성장 목표에 부합하는지 검토한 뒤 △내년에 G20 정상들이 다시 만나 목표 달성을 위한 조치에 합의하자는 3단계 프로세스를 제안했다.

○ “IMF의 위상 강화”는 한목소리지만 이견도 많아

선진국과 신흥국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IMF의 위상 강화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시각차가 보인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IMF의 금융부실 감시 기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신흥국은 IMF의 신흥국 지분을 확대하고 유럽의 이사국 수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24개 IMF 이사국 중 유럽 국가는 10개국이다. 중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8%를 차지하지만 IMF 지분은 3.7%에 불과해 의결권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재정부 당국자는 “국가 간 의견차가 있지만 대체적인 의견은 IMF가 금융감독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세계적인 기준에서 금융을 감독하고 조율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놓고도 선진국과 신흥국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선진국은 “신흥국도 기후변화 재원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과 인도 등은 “이 문제는 G20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맞서고 있다. 한국은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 자율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감축하겠다는 중도 자세를 취하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이후에 나타날 카드론과 오토론 등 금융부문의 추가 문제점에 대한 대책도 이번 회의에서 중요하게 다룰 것으로 보인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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