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과학의 닮은점은 치밀한 준비”

  • 입력 2009년 9월 21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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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후진타오-하토야마 등
이과출신 외국 지도자 상당수

일본 도쿄대 공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외에도 외국 지도자 중에는 이과계 출신이 적지 않다.

1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물리학자 출신이다. 그는 수학 실력이 뛰어나 라이프치히대에서 이론물리학을 배운 뒤 옛 동독아카데미에서 양자화학을 연구해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매우 명료한 언어를 구사하는 정치인으로 유명한 것은 이런 배경과 관련이 있다. 메르켈 총리는 정치와 과학의 관계에 대해 “정치는 과학같이 실험을 할 수 없지만 목적을 달성하려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정치와 과학은 닮았다”고 말한다.

중국 지도층에 이과계가 많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공산당 최고지도 그룹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 가운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8명이 이과계 출신이다. 칭화(淸華)대 수리공정학부를 졸업한 후 주석은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전문 기술을 가진 소장파 등용 추세를 타고 두각을 드러냈다. 한 중국 언론인은 “후진타오 주석은 합리적이고 실무적이지만 별로 재미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하토야마 총리와 후 주석은 같은 이과계 출신이어서 말이 잘 통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도 국립과학기술대 출신 교통공학 박사다. 이란 대통령은 이란혁명 초기부터 이슬람 법학자가 역임해 온 데 비하면 이색적이다. 그는 취임 이후 핵개발 등 과학기술 발전을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에서 건축학과 경영학을 배웠다. 페루의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국립 모리나 농대를 졸업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수학을 전공했고,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와 네팔의 람 바란 야다브 대통령은 의사 출신이다. 칠레의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소아과 의사, 알바니아의 살리 베리샤 총리는 유명한 심장 전문의였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옥스퍼드대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교도(京都)대 공학연구과의 다케우치 사와코(竹內佐和子) 교수는 “이과계 지도자는 환경이나 자원 문제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성과를 홍보하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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