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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21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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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미국 불경기의 여파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이 돈을 빌려줄 사람과 빌릴 사람을 이어주는가 하면, 고소득 직업에 종사하다 스스로 전업주부의 길을 택한 여성들이 다시 구직(求職)의 길에 들어섰다.
▽은행 대신 ‘P2P 대출’=금융위기 이후 미 은행의 대출 규정이 엄격해지고, 카드사의 이자율은 높아졌다. 개인 신용도는 떨어졌지만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이런 이들과 투자자를 인터넷에서 연결하는 ‘개인 대 개인 대출(person-to-person lending·P2P 대출)’ 사업이 미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전했다.
한 리서치 회사는 2006년 2억8200만 달러(약 3400억 원)였던 P2P 대출 총액이 2010년에는 58억 달러(약 7조100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P2P 대출사인 ‘프라스퍼’는 지난해 10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정식등록한 뒤 가입 회원이 30만 명 증가했고, 2006년 창립한 ‘렌딩클럽’은 올해 7월 현재 85만 회원을 자랑한다.
주로 카드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에게는 은행이나 카드사보다 싼 이자율이, 투자자에게는 은행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이 매력이다. 물론 투자자에게는 채무 불이행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위험이, 채무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짧은 상환기간(3년)이라는 약점이 있지만 P2P 대출에 큰 지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WP는 전했다.
▽유복했던 가정주부도 구직 전선에=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변호사 등 고소득 직업여성 중 자녀 양육을 위해 직장을 포기한 사례가 꽤 있었다. 남편의 수입과 금융자산이 풍족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불경기로 남편이 실직 또는 실직 위험에 처하거나, 자산가치가 폭락하면서 이들 고학력 전업주부의 직장 복귀가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이런 현상은 미 노동통계국(BLS)의 조사도 뒷받침한다. 25∼44세의 대졸, 기혼 여성 가운데 취업자 또는 구직자의 비율이 2007년 상반기 76%에서 올해 상반기 78.4%로 증가한 것. 불경기로 실업자의 구직의욕이 저하되거나 구직 포기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비율의 증가는 고학력 전업주부들의 취업에 힘입은 바 크다고 NYT는 지적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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