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향한 야심찬 투자 美의 도약 쏘아올렸다”

  • 입력 2009년 7월 20일 02시 56분


오늘 달착륙 40주년… 美사회 케네디 재조명 열기

오바마, 차세대에너지 투자 케네디 달프로젝트에 비유… 오늘 아폴로우주인 3명 초청

1969년 7월 20일 오후 8시 17분 43초(국제표준시간). 미국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선 이글호가 달 표면에 내려앉았다. 지구촌 곳곳의 낭만 시인들로 하여금 “이제 더는 달나라의 계수나무와 토끼를 노래할 수 없게 됐다”며 술잔을 기울이게 만든 이 순간은 달에 첫발을 디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78)의 말처럼 “인류의 위대한 도약(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이었다. 40주년을 목전에 둔 19일 미국 사회가 특별히 기린 사람은 바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사진)이었다.

“케네디의 프런티어 정신이 인간을 달에 보냈듯이 우리도 먼 미래를 내다본 투자를 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출마 초기부터 케네디 전 대통령의 프런티어 정신을 ‘오바마 시대의 사표(師表)’처럼 강조해 왔다. “차세대 에너지 개발에 집중 투자해 화석연료의 노예로부터 벗어나겠다”는 자신의 구상을 케네디의 달 착륙 프로젝트에 비유해 온 것이다.

이처럼 달 착륙 40주년을 맞아 미국 사회가 특히 주목하며 되돌아보는 것은 자신의 임기 내에 이뤄질 수 없는 목표를 설정하고 사회의 에너지를 집중시킨 젊은 대통령의 비전이다. 달 착륙 8년 전인 1961년 5월 25일 케네디 대통령은 상하원 특별연설을 통해 “10년 이내 달에 미국인을 보내 안전하게 귀환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과 숱한 토의를 거쳐 나온 결정이었다. 당시 기술 수준으로 달 탐사는 매우 험난한 도전으로 여겨졌다. 소요될 돈과 인력도 현대사에서 파나마운하 건설 프로젝트 정도를 제외하면 비견할 만한 게 없는 방대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미래를 위해선 우주개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강했다. 1957년 소련이 먼저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리고 1961년 4월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한 데 크게 자극받은 것이기도 했지만 미래를 향한 전략적 투자의 개념도 강했다. 케네디 대통령의 결정으로 NASA의 조직과 인력이 개편되고 미 과학계는 달 착륙 도전 시스템을 구축해 우주산업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두에 올라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케네디 전 대통령의 프런티어 정신을 되살리려는 시도 중 하나로 달 착륙 40주년이 되는 바로 이날 아폴로 11호에 탑승했던 우주인 3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3인의 우주인은 착륙선을 타고 달에 첫발을 디뎠던 닐 암스트롱과 모선(母船)을 조종했던 마이클 콜린스(78), 암스트롱에 이어 두 번째로 달에 내려선 에드윈 버즈 올드린(79)이다.

이 밖에도 달 착륙 40주년 축하 행사는 플로리다의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텍사스 휴스턴의 존슨 우주센터, 그리고 워싱턴의 우주 박물관까지 이어진다. 일련의 행사 중 아폴로 11호 우주인 3인이 모두 참석하는 것은 백악관 행사 말고는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협회가 주최하는 강연이 유일하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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