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탄올 친환경 논쟁 속…브라질 “2017년 640억L 생산”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1분


브라질 “세계 1위 수출국으로”

화전식 경작 탄소 배출

온실가스 감축 회의론

브라질 사탕수수에서 추출되는 천연 알코올 에탄올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인가. 현재 전 세계 에탄올 생산량의 70%는 옥수수에서 추출(미국)하는 것과 사탕수수에서 추출(브라질)하는 것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에드손 로방 브라질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세미나에서 “현재 250억 L인 에탄올 생산량을 2017년까지 640억 L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세계 생산량의 36.5%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은 명실상부 세계 1위 에탄올 생산 및 수출 국가로 떠오를 것이다.

브라질의 에탄올 정책은 1975년 1차 오일쇼크 이후 군사정권이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에탄올을 자동차 연료로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지구온난화 논란 속에서 에탄올이 청정 대체 에너지로 각광받으면서 유럽연합, 미국, 캐나다는 도로 교통에 식물성 연료를 일정 비율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들기도 했다. 또 브라질과 일본정부는 향후 15년간 브라질이 일본에 에탄올을 공급한다는 내용으로 80억 달러 규모의 제휴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 에탄올 시장에 대한 외국 자본 투자도 활발하다. 미국 카길사는 2006년 에탄올 공장 세베사의 주식 63%를 사들였고, 인도 설탕 생산업체인 바자즈 힌두스탄은 5억 달러를 투자해 브라질에 지사를 설립했다.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 빌 전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등 세계 유명기업인들이 브라질 에탄올 공장을 잇달아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탄올이 과연 환경친화적 에너지인지에 대해서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 잡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최근호에서 브라질 사탕수수 농장의 화전식 농법으로 인해 상파울루 주에서만 하루 285t의 독성 분진과 3342t의 일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광대한 지역에서 사탕수수를 재배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질산비료가 흘러들어 인근 저수지와 해양오염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탕수수 경작지 확대로 인해 아마존 삼림파괴가 가속화되고 생물 다양성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한편 미국 미네소타주립대는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하는 데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3배나 많은 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지구촌의 물 부족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을 통해 밝혔다. 연구진은 “바이오 에탄올 1갤런(3.785L)을 생산해 주유소 펌프까지 보내려면 옥수수 재배지의 관개방식에 따라 많게는 2100갤런 이상의 물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바이오 에탄올은 물 부족 현상을 가속할 수 있으며 에너지 생산량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 기대만큼 온실가스 절감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 최대 에탄올 소비시장은 미국으로 수입량은 지난해 28억 L를 기록했으며, 2017년경이면 에탄올 최대 수입국이 미국에서 일본(연간 30억 L)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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