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戰 새 보급로 급부상

  • 입력 2009년 2월 21일 02시 59분


라트비아∼러시아∼카자흐∼우즈베크 철도 노선

러, 일반물품 통과 허용

한국정부도 결정적 역할

라트비아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어진 철도가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원하는 새 보급로로 부상했다.

라트비아 레타 통신은 19일 “미군 물자를 실은 열차가 조만간 라트비아 수도 리가를 출발해 아프간 접경지대로 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발트 해에서 중앙아시아를 잇는 이 보급로는 아프간 인접국인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자국 내 미국 공군기지 폐쇄 결정을 내린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역할이 주목된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아프간 내 미군이 이용하는 일반 물품의 러시아 영토 통과를 허용했으며 카자흐스탄 의회도 미군 주둔과 미군기지 사용에 관한 조약을 비준했다.

한편 미군은 우즈베크 정부와 미군 물자 수송과 물류기지 설치 문제에 대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신문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 중부군사령관이 18일 안전한 보급로 확보를 위해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크 대통령을 만났다고 전하면서 아프간 북부의 유일한 철도가 우즈베크와 연결돼 있다고 덧붙였다.

우즈베크는 2005년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동부 도시에서 발생한 시위대 유혈진압 사건을 비난하자 2001년부터 자국 주둔 미군을 추방하고 기지도 폐쇄했다. 지난해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한했던 카리모프 대통령은 출국 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 국무장관을 만나 미군기지 재사용을 즉석에서 약속했다.

라트비아 주재 미국대사관은 “라트비아에서 출발하는 미군 보급품이 아프간 접경지대로 안전하게 도착할 경우 운행 횟수를 일주일에 20∼30회로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라트비아∼우즈베크 노선의 보급 열차는 수송 시간이 4∼6일로 길고 각국 국경 통과에 따른 운송 지연도 예상된다. 특히 러시아가 미국과 관계가 악화되면 경유지 통과를 막을 가능성도 크다.

미군은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터키 또는 그루지야에서 물자를 항공기에 실어 우즈베크 테르메즈 기지로 직접 수송하는 등 보급로 다변화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전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