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10년 조심… 급한 불 껐다

  • 입력 2008년 7월 5일 03시 04분


오존층 붕괴, 산성비, 유전자 변형 농산물….

1990년대 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환경 이슈들이다. 10여 년이 지난 오늘날의 상황은 당시 예측보다 심각할까, 아니면 낙관적인 조짐도 보일까. 격월간 외교전문 잡지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이 당시 주요 환경 이슈의 변화한 현실과 전망을 소개했다.

○ “산성비 문제 아시아 협의체 시급”

산성비는 건축물 부식은 물론 생태계 파괴까지 초래해 ‘하늘에서 내리는 죽음의 물’로 불린다.

그러나 오늘날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는 산성비 문제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공장 설비를 개선하도록 강한 규제를 펼쳐 산성비의 주요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의 배출을 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에 인접한 아시아권의 사정은 다르다. 중국에서 자동차 수요와 석탄, 질산비료의 사용이 폭증하는 것이 주 원인이다.

김준호 서울대 생명과학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의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를 꼽으라면 단연 산성비”라면서 “아시아권 내 공동협의체를 통한 규제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제적 공동의 이슈로 그동안 인식돼 온 이 문제가 오늘날에는 아시아 지역만의 문제로 ‘지역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 포경 금지로 혹등고래 20만 마리로 늘어

매년 수많은 동물이 멸종의 운명을 맞지만 한때 멸종 위기에 놓였던 동물들이 되돌아와 기쁨을 안겨주기도 한다.

미국의 국조(國鳥)인 흰머리독수리는 사냥과 살충제 살포, 산림 훼손 등으로 한때 멸종 위기에 놓였지만 적극적인 보호정책이 성공을 거둬 지금은 미국 내 44개 주에서 1만 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다. 2007년에는 멸종 위기 동물 명단에서도 삭제됐다.

고래 역시 1986년부터 중단된 국제 상업 포경 모라토리엄(일시정지안) 덕분에 오늘날 혹등고래는 20만 마리, 흰긴수염고래는 1500마리로 각각 수가 늘었다. 반면 대왕고래와 북극고래 등은 여전히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 이대로라면 60년 뒤엔 오존층 완전히 해결

1985년 남극 오존층에 생긴 구멍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국제적 관심이 집중됐고 피부암 및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도 함께 증폭됐다.

그러나 1987년 체결된 국제적 프레온가스(CFCs) 규제 조약인 몬트리올의정서 등의 효과로 오존층은 현재 ‘회복 중’이라는 것이 포린폴리시의 진단이다. 향후 60년 이내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오존층 파괴의 주 원인인 프레온은 냉장고의 냉매나 스프레이 분사제 등으로 이용된다. 이 가스가 성층권에서 자외선을 받아 분해될 때 염소원자가 발생해 오존층을 파괴하게 된다.

오존층은 태양으로부터 방출되는 유해한 자외선을 흡수해 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어 이 보호막이 파괴될 경우 지구의 생명체들은 ‘철판 위에 올라 있는 바닷가재 신세’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여전히 꺼림칙한 유전자 변형 농산물?

유전자 변형 농산물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공포소설에 등장하는 괴물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을 연상시키는 ‘프랑켄푸드(Frankenfood)’로 불리기도 하지만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인체에 유해하다는 확고한 증거가 나오지 않은 데다 최근 고물가, 식량난 문제를 해소하는 데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

우리나라에서도 5월부터 미국산 식용 유전자 변형 옥수수가 수입돼 각종 가공식품의 주원료로 쓰이고 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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