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 중국 설자리 좁아진다

  • 입력 2008년 7월 4일 02시 58분


고유가에 위안화절상-임금인상 겹쳐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 경제전문 주간 중국경제보는 최근 “세계 주요 기업들이 중국에서 값싼 생산비로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에 공급했으나 초고유가에 따른 운송비 증가로 중국에서 생산하는 이점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중국 위안화 가치 상승과 인플레이션, 인건비 상승 등이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 고유가의 충격 중국을 강타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으면서 중국에 공장 짓는 것을 재검토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중국경제보는 보도했다.

지금까지 서방 기업들이 ‘태평양 너머’ 멀리 중국에 공장을 지어 생산한 제품을 서방으로 들여올 수 있었던 것은 저렴한 운송비 덕분이었지만 이제 상황이 변했다는 것. 물류비용이 공장입지 설정의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 신문은 상하이(上海)에서 미국 샌디에이고까지 40피트짜리 컨테이너의 운송비가 5500달러로 2002년 이후 1.5배 올랐다고 전했다.

○ 위안화 절상, 임금 인상 등이 수출 경쟁력 위협

위안화 환율은 3일 달러당 6.8529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02년 이후에만 30%가량 올랐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위안화 절상, 중국 내 생산비용 인상 때문에 올해 5월 미국이 수입한 중국산 제품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4.6% 상승했다. 이제는 ‘메이드인 차이나=저렴한 제품’이라는 등식이 반드시 성립한다고 보기 힘들게 됐다.

또 베이징(北京) 시와 선전(深(수,천)) 시는 7월부터 최저임금을 각각 10.0%와 17.6% 올렸으며 다른 지방정부들도 임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아직은 인구가 13억 명으로 내수시장 잠재력이 큰 만큼 중국에 진출한 많은 해외 기업은 중국에서 계속 공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상공회의소가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3%가 “중국의 공장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17%는 “적어도 생산라인의 일부를 베트남이나 인도 등 비용이 낮은 곳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중국 동부 연해 지방 일부에서는 외국 기업이 속속 철수해 일거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곳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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