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티베트 분풀이’… CNN에 뭇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4월 21일 02시 54분



18일 미국 CNN 인터넷 홈페이지에 ‘일부 기능 장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한국 일본 중국 등의 누리꾼들이 한때 접속을 할 수가 없었다.
CNN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CNN 웹사이트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가 발견돼 선제 예방조치를 취했다”며 “이에 따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 “중국 해커들이 최근 CNN에 대한 공격을 공언한 점에 비춰 볼 때 중국 누리꾼들이 해킹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해커들이 당초 공언한 대로 대규모 공격은 하지 않았지만 소규모로 ‘맛보기 해킹’을 단행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해커 전문가인 스콧 헨더슨 씨도 “중국 해커들이 최근 인터넷에서 공동으로 CNN에 대한 대규모 해킹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최근 CNN의 티베트 사태 보도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발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태 초반부터 중국인들은 CNN의 보도 태도를 못마땅해 했다.
특히 9일 CNN 진행자인 잭 캐퍼티가 “중국은 기본적으로 ‘건달이자 깡패’이며, 지난 50년 동안 변한 게 없다”고 비판한 것이 중국인들을 크게 자극했다.
중국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성명까지 내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CNN은 “중국인의 감정을 상하게 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지만 CNN에 대한 중국인들의 분노는 그 뒤에도 진정되지 않고 있다.
‘CNN처럼 굴지 마’란 노래도 인터넷을 통해 중국 곳곳에 급속히 확산됐다. 미국에서는 로스앤젤레스와 CNN 본부가 있는 애틀랜타에서 중국인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러 서방 언론이 최근 티베트 보도와 관련해 중국에서 비판을 받고 있으며 CNN은 서구 언론을 대표한다는 상징성 때문에 특히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공영라디오인 NPR는 “중국과 CNN의 갈등이 계속된다면 중국 정부가 CNN에 대해 취재제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예측도 일각에서 나오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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