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맞긴 맞아?

  • 입력 2008년 3월 4일 02시 59분


올겨울 한파-폭설 잇따르자

‘온난화 회의론’ 고개 들어

얼마 전 중국에선 100년 만에 찾아온 폭설과 한파로 철도와 도로가 끊기면서 설 귀성 대란이 벌어졌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선 1월에 눈이 내렸고, 녹았던 북극해 얼음이 다시 두꺼워지기 시작했다. 최근 국제 뉴스에 등장한 기후 관련 소식들이다.

세계 대부분의 지역이 올해 유달리 추운 겨울을 겪음에 따라 그동안 세계적으로 상당한 공감대를 얻어온 지구온난화에 대한 회의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최근 인터넷 블로그에서도 ‘이제 지구한랭화 진행 중’ ‘지구온난화 중단?’ 등 자극적인 제목을 단 글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탄산가스 배출 등 인간의 행위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주장에 거듭 회의론을 제기해 온 미국의 ‘하트랜드 인스티튜트’는 3, 4일 뉴욕 맨해튼에서 세미나를 연다. 이 단체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규제 장치를 도입하는 것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주류 기상학자들은 “지구온난화는 분명히 계속되고 있다”며 “올겨울의 한파는 기후 변화에서 자주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기상학자들은 올겨울이 유독 추운 이유를 라니냐 현상으로 설명한다. 라니냐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5개월 이상 평년보다 섭씨 기준으로 0.5도 이상 낮아지는 것을 뜻하며 이 경우 많은 지역에서 강추위가 찾아올 수 있다. 올겨울 강추위도 라니냐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

지구 온도 변화를 추적해온 리모트센싱시스템의 칼 미어스 연구원은 “1988년과 1991∼1992년, 1998년에도 많은 지역에서 강추위가 찾아왔지만 장기적으로 지구 온도는 계속 상승 중”이라며 라니냐 주기가 끝나면 지구는 다시 더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북극해 얼음이 언 것에 대해서도 기상학자들은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새로 형성된 북극해 얼음 두께가 충분히 두껍지 않기 때문에 여름이 되면 다시 녹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들은 전망했다.

일각에선 올겨울 한파가 여론을 오도할 우려가 크다고 걱정하는 모습이다. 마이클 슐레진저 일리노이대 교수는 “최근의 한파를 빌미로 탄산가스 배출에 의한 지구온난화 이론에 회의론을 제기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만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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