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 독설… 실언… 2007 지구촌 말말말

  • 입력 2007년 12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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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마음 다시 얻고 싶다” 사르코지 佛대통령

“가방 2개만 들고 떠납니다” 칼람 前인도 대통령

올 한 해도 각국 지도자와 유명인의 여러 발언은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도자의 품격에 맞지 않는 막말과 말실수도 있었다. 짧지만 올해 세계의 흐름을 담고 있는 말들을 돌아다본다.

○ 친미(親美)와 반미(反美)

미국을 방문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1월 6일 백악관에서 열린 양국 정상 만찬에서 “나는 ‘미국인의 마음을 다시 얻고 싶다’는 단순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가슴에 품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20세기에 벌어진 두 차례의 큰 전쟁에서 악의 세력에 직면했을 때 당신들(미국인)의 부모는 도우러 왔으며 우리는 결코 그것을 잊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응우옌민찌엣 베트남 주석은 베트남 종전 후 처음 미국 방문에 앞서 6월 21일자 워싱턴포스트에 실은 전면광고 형식의 편지에서 “우리 관계엔 슬픔이 가득 찬 과거가 있었고 부침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 두 나라는 주요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고 적었다.

반면 미국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적대시하는 말도 이어졌다. 9월 유엔총회에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 벨로루시 이란 시리아를 “잔혹한 정권” 등으로 표현하자 이들 국가 대표들도 미국을 “제국주의자” “불량배 강대국”이라며 맞대응했다.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무고한 사람들에게 핵폭탄을 투하한 미국은 북한과 이란의 핵 기술 확보에 문제를 제기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 미-러 간 신냉전 오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월 미국이 동유럽에서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구축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은 끊임없이 러시아에 민주주의를 가르치려 들지만 정작 스스로는 제대로 공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10월 16일 이란 방문길에는 이란의 평화적 핵개발 권리를 옹호하며 “무력 사용 가능성에 대해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미국과 유럽연합(EU)에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다음 날 “나는 많은 이에게 제3차 세계대전의 발발을 원치 않는다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아야 한다고 말해 왔다”고 날을 세웠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부시 대통령의 ‘3차 대전’ 발언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미국의 동유럽 MD에 대해 “러시아가 우려하는 사안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도 (유럽을 향해) 무기를 재배치할 수밖에 없다”고 대응했다.

○ 부시 말실수와 차베스 독설

부시 대통령은 5월 7일 미국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환영 만찬에서 “여왕은 1700년대 미국 독립선언 200주년 기념일을 축하해 줬다”며 여왕의 나이를 200세나 올리는 실수를 범했다. 미국 독립선언은 1776년에 있었고 독립선언 200주년 기념일은 1976년의 일이다.

부시 대통령은 9월 7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연설에서도 APEC를 두 차례나 석유수출국기구(OPEC)로 잘못 발음하기도 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거침없는 발언은 올해도 계속됐다. 그는 1월 3선 취임 연설에서 “예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회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영구 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개헌안이 12월 국민투표에서 부결되자 야권을 향해 “똥 같은 승리”라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그는 11월 10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이베로 아메리칸 정상회담에선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전 스페인 총리를 “파시스트”라 부르며 연설을 방해하다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에게서 “입 닥쳐”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 감동과 여운을 남긴 말들

청렴하기로 유명한 압둘 칼람 전 인도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7월 18일 한 강연에서 “(대통령궁에) 왔을 때처럼 작은 옷가방 두 개 들고 나갈 것”이라는 말로 세계인들을 감동시켰다.

아키히토 일왕의 사촌동생인 도모히토 친왕은 10월 자신을 포함한 가족 6명이 암에 걸렸다면서 일본 왕실을 “거대한 스트레스 덩어리”에 비유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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