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맏형’ 영국 독일 프랑스 재기의 노래

  • 입력 2007년 11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국영철도 근로자 시위 프랑스 전역에서 대중교통 파업이 시작된 14일 북부 릴의 프랑스국영철도(SNCF) 소속 근로자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사진 아래 ‘프랑스에선 더 적게 벌기 위해 더 많이 일한다’고 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릴=로이터 연합뉴스
국영철도 근로자 시위 프랑스 전역에서 대중교통 파업이 시작된 14일 북부 릴의 프랑스국영철도(SNCF) 소속 근로자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사진 아래 ‘프랑스에선 더 적게 벌기 위해 더 많이 일한다’고 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릴=로이터 연합뉴스
영국-독일이어 프랑스도 사회개혁 박차… 시민들 “反파업” 화답

‘오래된 유럽(Old Europe)’이 침체를 딛고 세계 질서의 강자로 다시 떠오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6일은 개혁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내세운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가 출범 6개월을 맞는 날. 때맞춰 13일 개혁에 반대하는 프랑스국영철도(SNCF) 및 파리교통공사(RATP) 노조가 시작한 파업이 사회 각 분야를 뒤흔들고 있다. 사태의 추이에 따라 ‘노동시장 유연화와 시장 중시’를 골자로 한 영국 및 독일의 개혁 대열에 프랑스가 성공적으로 동참할 수 있을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1995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도 개혁을 표방하며 전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복지와 국영화 확대’ 노선에 칼을 댔다. 그러나 그는 취임 첫해 3주간에 걸친 파업에 굴복했고 그후 프랑스의 시계는 12년간 멈췄다.

하지만 프랑스 사회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14일 발표된 여론 조사에서 프랑스인 58%는 정부가 파업에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대학가에는 대학간전국연맹(UNI)이 붙인 ‘파업을 중지하라’는 포스터가 벽을 뒤덮고 있다. 반 파업 웹사이트(www.stoplagreve.com)에도 시민들이 목소리를 활발히 내고 있다.

이런 사회적 압력으로 인해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동맹(CGT)도 정부 및 사용자 측과 새로 3자 협상에 들어가기로 15일 합의했다.

프랑스가 갈등을 딛고 성공적으로 개혁의 도상에 진입할 경우 앞서 수술대에 오른 영국과 독일의 뒤를 이어 유럽 부흥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유럽의 병자’로 불린 영국은 지난 14년간 사상 최장기 호황을 구가했다.

‘유로권 경제 불안의 주범’으로 눈총 받던 독일은 2003년 전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시절 개혁정책 ‘어젠다 2010’을 수립해 복지비용을 낮추고 친기업적 법규를 갖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시 일어선 독일은 올해 40여 년 만에 처음 재정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