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핵 결론 내자” 3각회담

  • 입력 2007년 11월 7일 03시 10분


코멘트
미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이 이란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숨 가쁜 3각 외교에 돌입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주 잇달아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난다. 이들이 논의할 제1 현안은 이란 핵 문제. 특히 현재 추진 중인 유엔의 3차 대(對)이란 제재 방안에 군사적 수단을 포함시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6, 7일, 메르켈 총리는 9, 10일 각각 워싱턴을 방문한다. 이어 독일-프랑스 정상은 1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양국 합동 각료회의에서 만나 여기서도 이란 핵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모하마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가 이달 중 이란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기에 앞서 열리는 것이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 핵 보고서 내용이 긍정적이지 않다면 3차 제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란 핵은 최근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는 러시아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 지도자로서는 64년 만에 처음 이란을 방문해 이란의 평화적 핵 개발 권리를 옹호하고 군사적 제재에 반대 견해를 표명했다.

러시아는 동유럽에서의 미사일방어(MD) 계획에 대해 미국에 불만을 품고 있으며 유럽을 겨냥해 재래식 군사력 증강을 도모하고 있어 독일 프랑스에도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 프랑스 독일로서는 이란 핵과 러시아에 대해 일치된 견해를 밝히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유럽은 이란에 핵 개발 중단을 애걸하다시피 하며 엄청난 당근을 제시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5년을 질질 끌어 왔다.

2005년 독일, 올해 프랑스에서 정권이 바뀌면서 미국 프랑스 독일 간의 관계도 미국이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할 때와 완전히 달라졌다.

전임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반미 노선에서 탈피한 사르코지 대통령 정부의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교장관은 이란 핵을 저지하기 위한 군사적 수단까지 거론한 바 있다. 쿠슈네르 외교장관이 좌파 출신으로 인권운동가였다는 점에서 이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부시 대통령도 최근 “이란 핵을 막지 못할 경우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초강경 자세를 보였다.

특히 사르코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만남은 이란 핵에 가장 강경한 두 정상의 회동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메르켈 총리는 사르코지 대통령보다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