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눈]중국 경제, 정치에서 시장으로

  • 입력 2007년 10월 26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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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지수 黨대회와 상관없이 등락

올해 초부터 중국 증시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자 많은 증권 분석가는 ‘17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열릴 때까지 오르고 그 뒤엔 증시가 폭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당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과열 경기나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시장에 충격을 주는 대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런 믿음 때문이었는지 중국 상하이(上海)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134% 폭등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최근까지 120% 이상 올랐다.

상하이와 선전(深(수,천))에 상장된 주식의 시가총액은 최근 27조 위안(약 3308조 원)으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21조871억 위안의 128%에 이르렀다.

미국 증시 시가총액이 GDP의 130% 수준이며 일본과 한국은 10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중국 증시의 성장을 실감할 수 있다.

올해 초 8조4000억 위안에 불과했던 상하이 증시는 최근 시가총액이 20조 위안으로 뛰면서 세계 6위의 증권거래소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런 중국 증시의 급등세는 정부가 당 대회를 위해 과열 장세를 일부러 부추기거나 수수방관했기 때문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과열 경기와 과열 증시를 잡기 위해 금리를 무려 5번이나 올리고 8번이나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높였다.

중국의 증시가 당 대회 이후 폭락하리라는 일부 증권 전문가의 예상을 입증이라도 하듯 증시는 당 대회가 한창인 19일부터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6,100 선에 다가갔던 상하이종합지수는 22일까지 4일째 연속해서 내려 5,667.33까지 뒷걸음질쳤다.

그러나 23일부터는 반등에 나서 24일엔 5,843.11까지 회복했다. 4일째 연속된 증시 급락과 당 대회는 상관이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이제 중국 경제도 정치 논리가 아니라 시장의 작동 원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하종대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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