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은 정치권 부당 압력땐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 입력 2007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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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법무부의 총책임자(장관)는 다른 부처처럼 ‘Secretary’(장관)가 아니라 ‘Attorney General’(법률가의 수장·검찰총장)인지 아시오? 다른 장관과는 다르기 때문이오. 훨씬 더 많은 독립성이 요구되는 자리란 말입니다.”(패트릭 레이히 상원 법사위원장)

17일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열린 마이클 뮤케이시(사진) 법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마치 ‘검찰권의 정치적 독립’을 강조하는 교육장 같은 분위기였다.

의원들은 “대통령이 법률가로서의 양식에 근거한 장관의 판단을 무시할 때 똑바로 눈을 쳐다보면서 ‘안 된다’고 얘기하고, 그래도 거부하면 사표를 던질 용기가 있느냐” “대통령의 장관이 아닌 미국의 법무장관이 될 수 있느냐”고 수차례 물었다.

이는 연방법원 판사 출신인 뮤케이시 지명자가 특별히 ‘정치 해바라기’ 같은 성향을 갖고 있거나 못미더워서가 아니었다. 전임 앨버토 곤잘러스 장관 시절, 더 거슬러 올라가 2001년 9·11테러 이후 법무부가 영장 없는 도청과 대통령 권한 강화를 지지하는 법률 해석, 검사 무더기 해임 등으로 사실상 백악관의 수족이 되어 버렸다는 비판적 인식이 반영된 것이었다.

이에 뮤케이시 지명자는 “기소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함에 있어 정치는 설 자리가 없게 하겠으며 간부 인사를 할 때도 정치적 성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 검사가 정치권으로부터 전화를 받지 못하도록 하고 선거를 앞두고는 정치적 사건을 다루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영장 없는 도청, 관타나모 수용소 문제 등 대테러 정책의 쟁점들에 대해선 찬반 표명을 유보했지만 가혹한 심문 기법의 불가피성을 주장한 2002년 법무부 메모에 대해선 “범죄보다 더 나쁜 일”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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