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공정무역’ 잘나간다

  • 입력 2007년 10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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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 주 매디슨에 사는 로브 밴케 씨는 2년 전 ‘페어 인디고’라는 회사를 세운 뒤 남다른 철학을 접목한 의류 사업을 시작했다. 공정무역(fair trade) 개념에 따라 생산하는 의류만 판매하기로 한 것.

이렇게 바꾼 후 그의 뜻에 공감한 소비자들에게서 주문이 쏟아져 지금은 제품을 구매하는 국가가 30개국으로 늘었다.

공정무역 제품이란 환경보호 기준에 맞춰 생산한 것으로 생산 제조 과정에서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일을 시키지 않는다는 점 등을 인정받아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공정무역을 인증 받은 커피콩을 처음 수확한 브라질 농민 라파엘 데 파이바 씨의 경우 인증 전보다 20%나 많은 소득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윤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공정무역 제품의 거래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공정무역인증기구(FLO)에 따르면 영국 유통체인 세인즈베리는 지난해 말 판매 바나나를 모두 공정무역 제품으로 바꿨다. 던킨도너츠, 맥도널드, 스타벅스도 공정무역 인증 커피 구매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공정무역 인증 제품의 매출은 총 22억 달러로 2005년에 비해 42% 증가했다. 대상 제품도 코코아, 면화, 와인, 꽃, 의류, 생활용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FLO는 이로 인해 혜택을 받은 생산자가 1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2002년에 커피콩 kg당 20∼25센트밖에 받지 못했던 에콰도르 농민들은 공정무역에 동참한 뒤 kg당 1.2달러를 받고 있다.

‘페어 인디고’의 사례처럼 공정무역은 유통업체들에게도 이익을 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 “맥도널드는 영국에서 판매하는 커피를 공정무역 제품으로 바꾼 덕에 커피 판매량이 15% 늘었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일반 카펫의 세계 시장 판매는 제자리걸음이었지만 공정무역 조건에 맞춰 생산된 카펫은 30%의 판매 신장을 기록했다.

소비자와 생산자, 유통업자가 모두 이익을 얻는 ‘윈윈(win-win)’ 구도가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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