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역사인가]중국, 공산당 정권의 존립 기반

  • 입력 2007년 6월 8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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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둘러싼 역사 인식은 일본과 중국의 큰 불씨다. 한편, 중국의 경제와 사회가 크게 변화하면서, 국내에서도 공산당의 역사관에 대한 반론이 있다. 역사를 둘러싼 내외로부터의 압력에 공산당 정권은 대결과 타협으로 대응하고 있다.

“민족이 단결한(일본군과의) 항전에서 공산당이 중심 역할을 완수한 것을 전력을 다하여 선전하라”

재작년, 공산당이 전후 60주년 기념 활동 시에 내린 통지이다. 공산당은 때때로 이런 선전 활동을 한다. “침략과 봉건주의에 대항하여, 인민국가를 만들었다”는 근・현대사야말로 정권의 존립 기반이기 때문이다.

그 공적을 토대로 하여 사회주의 국가 수립을 선도한다는 것이 공산당의 입장이다. 근・현대의 역사 과정을 국민에게 철저히 숙지시키는 것이, 정권을 지키는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시장 경제의 진전과 세대 교체 등으로 사람들의 의식은 다양화되었다. 사상과 보도의 통제 하에서도 학자나 기자들이 여러 문제에 관한 독자적인 의견을 발신하고 있다. 그 중, 작년에 주요지에 게재된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학자의 논문이 큰 문제가 되었다.

논문은 근대의 제2차 아편전쟁과 의화단사건에서, 중국 측도 지나친 대응과 국제법 위반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교과서에서는 이들을 완전히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성에 근거하는 것이 현대화의 기본 정신이다”라며, 교과서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기술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당국 측은 “열강의 침략 죄를 뒤집고, 역사적 사실을 거역했으며, 보도 선전 규율 을 거역했다”라고 비난하여, 논문이 실린 특집 코너를 페쇄했다. 편집자 등은 경질되었다.

학술 논문이라 하더라도 신문에 실리면, 정치 선전으로 간주한다는 자세이다. 당은 역사 교육을 비판하는 것은 간과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여 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산당이 스스로 역사 인식을 조정하기도 한다. 최근, 항일 전쟁에서 국민당 군의 역할을 재검토한 것도 일례이다.

국민당은 오랜 세월 일본에 “저항하지 않았다”고 강조해 왔지만, 공적에 대해서도 초점을 맞추어 평가를 끌어 올렸다. 대만과의 통일을 목표로, 현재는 대만의 야당인 국민당을 끌어 들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의 수뇌부와 주요 미디어가 최근 들어, 평화롭게 발전한 일본의 전후사를 평가하고 있다. 일본 측의 요구도 감안하여, 대일 관계 안정을 위해 취한 조치로 여겨진다.

근・현대사에 있어서 공산당의 평가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라면, 정치적 전략을 고려하여 역사 인식을 더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소가와 토모요시 五十川倫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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