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 헛소문 누가 냈어”

  • 입력 2007년 4월 10일 02시 55분


코멘트
‘이란 침공의 헛소문을 퍼뜨려 누가 이익을 보는가.’

6일 오전 4시에 미군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할 것이라는 소문이 낭설로 밝혀지자 루머의 수혜자가 누군지에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렸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루머를 퍼뜨린 근원지는 ‘DEBKAfile’이라는 이스라엘 웹 사이트로 알려졌다.

이 사이트는 지난달 중순 모스크바에 주재하는 정보원의 말을 인용해 미군이 이란 핵 시설 파괴를 목적으로 이달 6일 공중 폭격을 시작할 것이라는 루머를 올렸다. 사이트에 올려진 루머는 순식간에 중동 지역과 러시아를 거쳐 서방으로 퍼졌다.

특히 지난달 23일 영국 해군 15명이 이란에 억류되자 미군의 이란 침공설은 더욱 기승을 부렸다. 미 백악관 측이 “전혀 근거 없다”고 해명했고 영국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발표했지만 러시아와 중동 국가의 인터넷 사이트는 루머를 뒷받침하는 얘기와 군사 전문가 의견을 끊임없이 올렸다.

근거 없는 소문이 날로 확산되자 비밀주의로 악명 높은 크렘린도 직접 해명에 나섰다.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 외교부 차관은 5일 “워싱턴과 접촉한 결과 며칠 내 이란 공격은 확실히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소문이 낭설로 드러난 7일 인터넷 공간을 달궜던 말들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국제 유가는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러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이날 “이란 공격의 기대 심리가 작용해 브렌트산 유가가 6일 오전 한때 배럴당 70달러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루머 수혜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은 당연했다. 러시아에서는 한때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공 방어력을 시험하기 위해 소문을 의도적으로 퍼뜨렸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러나 이 같은 목적은 국제적인 신뢰 상실이라는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모스크바 서방 외교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전쟁 심리 확산으로 군비 확대를 노리는 러시아 군부 강경파나 고유가로 특수를 챙기고 있는 산유국 석유재벌도 루머로 이익을 보았다는 의심을 받았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