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륙 앞으로” 중국車 힘찬 시동

  • 입력 2007년 1월 13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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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업계가 일본산 자동차를 우습게봤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이어 한국 차를 우습게보다가 당했다. 이제는 중국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다가온다.”(미국 혼다자동차 존 멘델 부사장) 세계 무역전쟁의 축소판인 미국 자동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가 지난해 12월 미국 내 판매대수에서 자동차의 종가(宗家) 포드를 제치고 처음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 진출의 시동을 걸었다.》

12일 미국 ‘자동차뉴스데이터’가 최종집계한 지난해 판매현황(표 참조)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업체들은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고 현대자동차는 정체상태를 보였다.

▽중국의 미국 진출 모색=7일 개막한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언론의 눈길은 중국 국영 창펑자동차의 쇼룸에 쏠렸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례바오 CS6를 비롯해 4종의 차를 내놓은 이 회사 관계자는 “CS6 모델은 미국의 환경·안전기준에 맞는다”며 2008년도 미국 시장 판매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차의 미국 진출은 직접 판매와 국제 브랜드에 편승하는 방법으로 나뉘어 추진된다. 직접 판매망 구축은 거물급 자동차 업자 말콤 브리클린 씨가 벌이고 있다.

국제브랜드를 이용한 진출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앞장섰다. 크라이슬러는 중국의 체리자동차와 신형 소형차 생산을 위한 의향서에 서명했다. GM은 이미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상하이자동차와 합작해 만든 엔진을 시보레에 탑재해 판매 중이다.

▽현실적 위협 될까=아직은 중국 자동차의 품질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중국이 미국이 요구하는 환경·안전기준에 부합하는 차를 만들어 진출하려면 3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도 “중국산의 디자인과 몸체 구조는 선진 자동차에 비해 5년 이상 뒤져 있다”고 분석한다. 판매망 구축도 4∼6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년에서 10년 내에 저가(低價)를 무기로 한 중국차가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데는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지난해 12월 AP-AOL의 여론조사에서 미국 소비자 가운데 49%가 중국차를 구매할 용의가 있다고 대답했다.

크라이슬러가 중국차를 들여올 경우 미국 자동차 업계 빅3의 연대가 깨지는 것은 물론 보호무역주의가 걷잡을 수 없이 거세져 애꿎은 한국, 일본 업체들까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추락은 한순간=인도 자동차 산업도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워싱턴의 한 경제소식통은 “인도의 대우타타 자동차가 버스를 수출하기 위해 한국 시장조사를 끝냈다”고 전했다.

선두그룹도 변화가 심하다. 도요타는 미국 업체들의 마지막 보루인 픽업트럭과 스포츠카 시장을 겨냥한 새 모델들을 이번 모터쇼에 내놓았다. 포드는 10억 달러를 들여 브라질 업체를 인수할 계획이며 닛산도 미국 업체들과 제휴를 추진 중이다.

GM과 포드는 앞으로 각각 12개와 14개 공장을 폐쇄하고 10만여 명을 단계적으로 해고할 계획이다. 크라이슬러는 3년간 1만여 명을 감원할 방침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격동치는 시장상황에서 도약은 어려워도 쇠퇴는 한순간”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분석가는 “마쓰다와 미쓰비시는 각각 20만 대와 10만 대 수준의 하위권으로 밀려났고 유럽산 차도 독일제와 볼보 같은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면 미국 도로에서 찾아보기 어렵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주요 자동차업체 미국시장 판매 실적
업체2006년판매 대수전년 대비증가율비고
BMW313,9392%

다임러크라이슬러2,390,585―6%벤츠 포함
포드2,901,090―9%

GM4,065,341―9%

혼다1,509,3583%아큐라 포함
현대455,5200%

기아294,3026%

닛산1,019,249―6%

도요타2,542,52512%렉서스 포함
아우디80,113―4%

폴크스바겐329,1125%

자료: 자동차뉴스데이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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