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글로벌 스탠더드 넘어야 무역강국”

  • 입력 2006년 12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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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대국에서 무역강국으로.’

중국이 해외의 기술 장벽을 뛰어넘는 무역강국으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25일 발표한 보고서 ‘2005년도 국외 기술성(技術性) 무역장벽이 대외무역에 미치는 영향 조사’에서 “지난해 외국의 기술 장벽 조치로 중국의 수출이 20% 가까이 직·간접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히며 이 장벽을 넘어서야 무역강국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의 기술성 무역조치로 수출 자체가 무산된 액수는 691억 달러(약 64조2630억 원). 전체 수출액 7623억 달러의 9.1%에 이른다. 중국의 대표적 수출 항목 22개 가운데 무려 18개 분야가 이런 손실을 입었다.

이로 인해 중국이 잃어버린 수출 기회까지 포함하면 손실액은 1470억 달러로 전체의 19.3%에 이른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대표적인 조치는 유럽의 ‘전자제품 설비의 유해물질 금지령’과 ‘폐(廢)전자·전기 설비지침’. 이 보고서는 지난해 해외의 이 같은 기술 장벽에 수출품을 맞추기 위해 217억 달러의 생산비가 추가로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무역대국에서 무역강국으로 변신하려면 이는 반드시 뛰어넘어야 하는 장벽이라고 중국 정부와 업계는 보고 있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변하고 각종 기술표준과 법규가 전 세계적으로 통일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을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

그럼에도 중국 기업들은 정보 및 자금, 기술력 부족 때문에 제때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가진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수출 길이 막혀 손해를 입어 온 것으로 중국 정부는 분석했다.

상무부는 이에 따라 수출기업에 기술상담을 해 주는 ‘수출상품 기술서비스센터’를 30곳에서 100군데 더 설립하기로 했다. 항목별 ‘수출상품 기술지침’도 40개에서 140개로 늘리기로 했다.

상무부는 또 해외기술 장벽의 중점 목록을 만들어 기업의 기술개발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이샤오준(易小准)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은 이미 세계 3위의 무역대국이지만 여전히 무역강국은 아니다”라며 “중국이 무역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분야별로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만이 유일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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