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가 그립다”… 아베 인기 급락 영향

  • 입력 2006년 12월 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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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이 명관?’ 집권 두 달 반이 채 안 돼 인기가 급락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사진) 전 총리를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전날 저녁 고이즈미 전 총리와 식사를 함께 한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전 자민당 간사장의 말을 통해 그의 소식을 전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9월 26일 퇴임 후 철저하게 언론을 피해 다니고 있다.

야마사키 전 간사장에 따르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북한 핵실험 등에 따라 2002년에 처음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합의한 평양선언이 사문화되고 있다고 개탄하며 “되살려 놓겠다. (평양)선언을 재확인하기 위해 세 번째 평양 방문을 고려해도 좋다”고 역설했다.

또 그는 “아베 정권이 하는 일에는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한반도 비핵화만은 실현하고 싶다. 대화와 압력 두 가지를 모두 해야 하는 것이지 대화를 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02년 9월 첫 방북 때 김 국방위원장과 만나 △북-일 간 수교회담 재개 △북핵 문제와 관련된 국제합의 준수 등을 골자로 한 평양선언에 서명했으며 2004년 5월 다시 방북해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납치된 5명의 납북자 및 가족들과 함께 돌아왔다.

방북이 성사되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베 총리의 특사 자격이 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사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3차 방북 가능성은 그의 퇴임 전부터 흘러나오던 얘기다.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 아사히신문 칼럼니스트는 “그런 가능성은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상황이 그런 쪽으로 가 줄지 모르고 1, 2차 방북 때 북측 창구 역할을 했던 인물인 ‘미스터 X’가 종적을 감춰 버렸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전문가들은 내년 여름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 직전까지 아베 내각의 인기가 이 상태로 이어지면 정계의 고이즈미 ‘콜백(callback)’ 요청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콜’은 있겠지만 ‘백’까지 성사될지는 모른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최근 일본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교도통신이 5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전국 긴급 전화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48.6%로 지난달 25일 조사에 비해 7.8%포인트 급락했다. 아베 내각의 발족 직후 지지율은 65%였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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