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영대학원 김위찬교수, 中 권력서열 최고?

  • 입력 2006년 11월 26일 2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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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장기업 100강 중 1위는 중왕(中旺)국제투자집단 유한공사가 차지했습니다. 시상은 블루 오션(Blue Ocean) 전략으로 유명한 첸진(錢金)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 교수가 직접 해 주시겠습니다."

25일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06년 중국 성장기업 100강' 시상식 현장. '중국 기업가 포럼'과 월간 '당대 CEO'가 주관했다.

주최 측은 대회에 참석한 인사 가운데 권력서열 최고 인사가 수여하는 관례를 깨고 1등 시상권한을 김위찬 교수에게 건넸다. 첸진은 김 교수의 중국식 표기다. 김 교수도 예상 못한 주최 측의 파격이었다.

이날 시상식엔 저우톄농(周鐵農) 전국 정협 부주석 등 고위인사와 저명 학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1등을 차지한 중왕국제투자그룹유한공사는 2년 새 매출액이 2003.27% 늘어 지난해 14억9863만 위안(약 1778억여 원)에 달했다.

주최 측이 거액의 개런티를 주고 김 교수를 초청해 극진히 대우한 것은 그가 주창한 블루오션 전략이야말로 중국이 현재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성장전략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올해 초 전국과학기술대회에 참석해 "앞으로 15년 내에 중국을 '창신형(혁신이라는 뜻) 국가'로 만들자"며 기술혁신을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1년간 김 교수를 여덟 번이나 초대했다. 이날도 시상식이 끝나자 수상자와 정부 및 학계 인사 650여명이 모여 '미래의 이윤은 어디에 있나'라는 김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500석 규모의 강연장은 사람이 몰리면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찼다.

김 교수는 강연에서 "싼 임금을 통한 저가 상품 전략이 한계에 다다른 현재 중국이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가치혁신을 통한 블루 오션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연에 나선 중국의 학자와 기업인들도 200달러에도 못 미치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4000달러, 8000달러로 올리려면 '제조공장 중국에서 창조공장 중국으로' 바꾸는 사고 및 경제체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랜 경기침체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중국 경제계의 한 단면이자 현장이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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