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軍지휘망’ 이견…전작권 전환논의 ‘SW문제’ 복잡해져

  • 입력 2006년 11월 24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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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군은 앞으로도 공동의 인터넷 지휘통제시스템을 쓸 것인가, 아니면 국방 자주화를 위해 독자적인 시스템을 사용할 것인가.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이 단독 행사하고 한미연합사령부를 해체하기로 양국이 합의했으나 정작 현대전의 핵심인 지휘통제체계(C4I)를 한미연합사 해체 이후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해선 다른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안보 당국 및 한미연합사 관계자들은 앞으로 지휘통제시스템 운용 문제가 양국 간 작전권 전환 논의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22일 전했다.

한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미 군사동맹 변화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구조조정의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연합사 해체, 전시작전권 이양 일정에는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C4I의 핵심인 지휘통제시스템 운영에 대해선 견해가 다른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한 관계자는 “한국군은 미군이 구축해 놓은 전 세계적 지휘·통제 네트워크인 GCCS를 미군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전시작전권 전환 이후에는 한국군은 GCCS 대신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지휘통제 네트워크인 KJCCS를 사용한다는 방침이며 미군 측에도 이를 비공식 전달했다”고 전했다. 미군의 시스템과는 연결 통로(Gate)를 만들어 정보가 교류되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독자적인 지휘통제시스템 구축은 전시작전권 환수와 더불어 국방 자주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은 연합사 해체 이후에도 한국이 미군의 C4I를 공유하도록 해 준다는 방침이며, GCCS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공동 방위의 효율성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이 그동안 “전시작전권 전환을 3년 내에 마무리할 수 있다”고 얘기해 온 것도 하드웨어인 건물은 분리하지만, 연합 전력의 핵심 소프트웨어는 계속 공유하므로 동맹 재조정 작업이 그리 복잡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미 국방 당국 관계자는 “아직 양국 간에 C4I 운용, 특히 지휘통제 인터넷 네트워크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으며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민간 군사전문가는 “한미 양국이 전시작전권 전환이라는 대전제에선 이해관계가 일치했지만 콘텐츠에선 ‘동상이몽(同牀異夢)’을 해 왔던 셈”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C4I:

군의 두뇌와 신경에 해당하는 지휘통제체계. 지휘(Command) 통제(Control) 통신(Communication) 컴퓨터(Computer) 정보(Intelligence)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왔다. 최근엔 감시(Surveillance) 정찰(Recon-naissance)을 포함해 C4ISR로 불린다.

:GCCS:

C4I는 지휘통제시스템인 GCCS(Global Command Control System)와 정보시스템인 CPAS(Command Post Automation System)로 구성된다. GCCS는 컴퓨터와 통신위성, 유무선 통신망으로 세계 전역에 배치된 미군을 정교하게 연결해 일사불란한 지휘통제를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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