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대륙’에 블루오션 열풍

  • 입력 2006년 11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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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전략’의 저자인 김위찬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4일 중국 광저우 지난대에서 중국의 MBA 경영대학원 학장과 기업가, 학생 수백 명을 상대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광저우=하종대  특파원
‘블루오션 전략’의 저자인 김위찬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4일 중국 광저우 지난대에서 중국의 MBA 경영대학원 학장과 기업가, 학생 수백 명을 상대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광저우=하종대 특파원
중국에 ‘블루오션(Blue Ocean)’ 열풍이 불고 있다.

4일 광저우(廣州) 지난(기南)대학에서 열린 제3회 MBA 경영대학원 학장 연례총회의 주제는 ‘블루오션을 향하여-창신(創新)과 창업’으로 정해졌다.

이 전략의 대표적 이론서인 ‘블루오션 전략’을 저술해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김위찬(55)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국제무역담당 석좌교수가 기조연설을 맡았다. 이 강연에는 중국 98개 MBA 경영대학원 학장 대부분과 400여 명의 기업가, 학생이 참석해 뜨거운 질의응답을 펼쳤다.

중국에서 블루오션 전략이 화두로 떠오른 것은 올해 초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전국과학기술대회에서 ‘창신형 국가’를 만들자고 선언하면서부터.

창신형 국가란 ‘산업화 과정에서 기술 혁신을 통해 선진국에 이른 나라’로 미국, 일본, 핀란드와 한국을 포함한 20개국이 꼽히고 있다.

중국학자들은 블루오션 전략을 기술 창신, 관리 창신 등 여러 가지 ‘창신’ 가운데 ‘시장 창신’ 전략으로 정의하고 있다. 기술 혁신을 통해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소득의 향상만큼 활성화되지 않는 중국의 내수시장을 일으켜 경제성장 엔진의 양대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화난(華南)이공대학의 공상관리학원 란하이린(藍海林) 학장은 “급속하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중국의 기업 환경 때문에 블루오션 전략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어느 나라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반인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지난해 5월 번역된 ‘블루오션 전략’ 중국어판은 최근까지 50여만 권이 팔렸다. 해적판까지 포함하면 100만 권이 넘는다.

4일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김 교수는 “역사적으로 특정 지역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적은 많았지만 이번처럼 세계 차원에서 초과한 적은 없었다”며 “이처럼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환경이 블루오션을 찾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위험을 회피하지 않으려는 기업가적 정신은 어느 정도 마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이 블루오션 전략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사람과 조직을 관리하는 체계적인 시스템까지 갖춰져야 한다고 김 교수는 충고했다.

그는 “블루오션 전략은 이제 시작”이라며 “검증 작업을 거쳐 내 이론에 잘못된 점은 없는지 스스로 비평하는 책도 내보고 싶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광저우=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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