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 '거품 입사세대' 생활습관 병 예방 총력전

  • 입력 2006년 10월 23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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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이 거품경기 때 무더기로 채용한 '거품 입사 세대'가 40대로 접어드는 시점을 계기로 사원들의 생활습관 병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고도 산업화와 평균수명 연장으로 발생하는 생활습관 병은 비만과 만성 간질환,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질환 등이 꼽힌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제작소는 올해 6월부터 질병 예방 서비스업체인 헬스 케어 커미티와 계약을 맺어 인터넷을 통해 사원들에게 건강지도를 하고 있다.

헬스 케어 측이 도쿄(東京)대 의학부 부속병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시스템을 이용해 생활습관 병에 걸리기 쉬운 정도를 예측한 뒤 위험도가 높은 사원들에게는 경고를 보내고 개선책을 조언하는 방식이다.

히타치제작소는 이를 위해 1억 엔(약 8억 원)의 비용을 들였지만 생활습관 병이 줄어들면 경제적으로 오히려 득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히타치제작소 외에도 미쓰이조선 등 생활습관 병 예방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자 손해보험저팬과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 등 보험회사들은 지난해 관련 서비스를 하는 자회사를 경쟁적으로 설립했다.

일본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1990년을 전후해 대량 채용된 거품 입사 세대의 건강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우선 거품 입사 세대는 일본 대기업에서 수가 가장 많다. 후생노동성이 종업원 1000명 이상인 기업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2005년 현재 거품 입사 세대(35~39세)가 전체 대졸 남자사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에 이른다.

이들의 기업 내 위상도 바뀌고 있다. 히타치제작소의 인사담당자는 "이들이 과장직 등 업무의 중핵을 맡기 시작했다"면서 "그들이 휴직 등으로 직장을 떠나는데 따른 손실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경영과제"라고 말했다.

생활습관 병은 40대에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등 전조가 보이기 시작해 50대에 발병하는 사례가 많다는 특징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활습관 병 예비군의 문턱에 선 거품 입사 세대야말로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건강관리 적령기'라는 게 일본 기업들의 판단이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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