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부잣집 학생이 좋아”

  • 입력 2006년 9월 1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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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사례(development case).’

재력이 엄청나거나 고위 관료로 유명한 부모를 둔 대학 입학 지원자들을 일컫는 은어다. 사립대학 경영진들은 이들에게 뜨겁게 ‘러브 콜’을 보내지만 입학처에선 ‘수준 미달’이라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아이비리그(미 동부의 8개 명문대학)에 속하는 듀크대와 브라운대가 ‘발전 사례’ 모집에 적극적인 정도를 넘어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1980년대 듀크대 입학처장이었던 진 스콧 매리에타대 총장은 당시 게리 샌퍼드 총장과 매년 격한 논쟁을 벌이곤 했다. 입학처에서 ‘자격 미달’ 결정을 내린 ‘막강한 집안’의 지원자를 재고하라고 총장이 강력히 권고했기 때문.

접점을 찾지 못하면 문제의 학생을 일단 덜 알려진 학교에 입학시킨 뒤 듀크대로의 편입을 허가하는 ‘협상안’을 내기도 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텍사스 석유 재벌 로버트 바스 씨 부부는 1993년 자신의 아들이 듀크대에 입학한 뒤 모두 200만 달러(약 19억 원)의 기부금을 학교에 냈다. 듀크대에 세 자녀 모두를 입학시키는 데 성공한 유명 의류브랜드 ‘폴로’의 창업주인 랄프 로렌 씨도 수백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학을 도왔던 ‘브로커’ 조엘 필레이시만 씨는 50만 달러에 육박하는 랄프로렌 스톡옵션을 받았고 폴로 랄프로렌에 억대의 연봉을 받고 취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운대도 1980년대 1억2300만 달러에 불과하던 기부금이 2005년에는 16억 달러로 급증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하버드대 조기전형 폐지

미국 하버드대가 정규 모집에 앞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조기전형제도를 내년부터 폐지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하버드대는 신입생의 3분의 1가량을 조기전형으로 뽑아 왔으며 일부 대학(칼리지)의 경우 그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입을 앞둔 고교생들은 이 제도를 이용해 다른 학생들보다 몇 달 앞서 입학연도 전해 가을에 대입 지원서를 내고 12월에 합격 여부를 통보받았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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