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산업혁명은 선전에서 시작된다

  • 입력 2006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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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에 실린 중국 선전의 과거와 현재. 왼쪽은 경제특구로 지정된 지 4년 뒤인 1984년, 오른쪽은 ‘중국 하이테크 첨단산업의 선구도시’라는 칭호에 걸맞게 눈부시게 달라진 오늘날의 모습이다. 사진 출처 타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에 실린 중국 선전의 과거와 현재. 왼쪽은 경제특구로 지정된 지 4년 뒤인 1984년, 오른쪽은 ‘중국 하이테크 첨단산업의 선구도시’라는 칭호에 걸맞게 눈부시게 달라진 오늘날의 모습이다. 사진 출처 타임
‘싸구려 제품 공장에서 하이테크 도시로.’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로 ‘공업화 혁명의 요람’이자 시장경제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광둥(廣東) 성 선전(深(수,천)) 시가 또다시 하이테크 첨단산업의 선구도시로 거듭나고 있다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 최신호가 보도했다.

잡지는 “그동안 중국 선전 하면 ‘축 처진 노동자, 음산한 회색 공장, 쏟아지는 싸구려 완구와 신발’을 떠올렸지만 지금은 통유리로 된 빌딩 사무실에서 전자 및 인터넷 소프트웨어, 의약품 제조 같은 첨단산업에 종사하는 고급 노동자들이 넘쳐나는 도시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선전은 이제 ‘중국 도시’가 아니다=선전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7459달러로 중국 전체 평균 1740달러의 4.3배. 중국의 물가수준을 감안해 구매력으로 따진 1인당 GDP는 이미 2만 달러를 넘는다.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된 뒤 2004년까지 24년간 연평균 28%씩 성장한 결과다.

타임에 따르면 선전의 경제구조는 저임금에 의존한 노동집약 산업이 많은 중국의 일반도시와 크게 다르다. 오히려 첨단기술과 숙련된 고급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한국이나 대만과 비슷하다는 것.

▽‘시장경제의 선구자’에서 ‘첨단경제의 선구자’로=요즘 선전에 노동집약적 산업을 갖고 진출했다간 큰코다칠 각오를 해야 한다. 매년 임금이 10%씩 오르기 때문에 흑자가 몇 년 못가 적자로 바뀌기 십상이다. 선전의 평균 임금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새 40%나 상승했다. 최저임금도 올해 810위안(약 9만7200원)까지 올랐다. 소득이 낮은 간쑤(甘肅) 성의 3배 수준이다.

선전 시정부는 첨단산업에 투자한 외국자본에는 공장 터를 대여하거나 2년간 기업소득세를 면제하고 8년간은 절반으로 깎아 주는 등 최고의 특혜를 베풀고 있다.

이런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선전의 2차 산업 생산액 323억4000만 달러 가운데 60%는 첨단기술을 필요로 하는 전자산업에서 나왔다. 지난해 선전의 수출액은 1015억 달러로 중국 전체 수출액의 13%에 이른다.

골드만삭스의 량훙(梁紅) 중국경제 수석연구원은 “중국에 소재한 기업들이 언제까지나 저임금에 의존해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선전이 현재 선구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산업구조상의 변화는 앞으로 중국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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