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로 ‘공업화 혁명의 요람’이자 시장경제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광둥(廣東) 성 선전(深(수,천)) 시가 또다시 하이테크 첨단산업의 선구도시로 거듭나고 있다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 최신호가 보도했다.
잡지는 “그동안 중국 선전 하면 ‘축 처진 노동자, 음산한 회색 공장, 쏟아지는 싸구려 완구와 신발’을 떠올렸지만 지금은 통유리로 된 빌딩 사무실에서 전자 및 인터넷 소프트웨어, 의약품 제조 같은 첨단산업에 종사하는 고급 노동자들이 넘쳐나는 도시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선전은 이제 ‘중국 도시’가 아니다=선전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7459달러로 중국 전체 평균 1740달러의 4.3배. 중국의 물가수준을 감안해 구매력으로 따진 1인당 GDP는 이미 2만 달러를 넘는다.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된 뒤 2004년까지 24년간 연평균 28%씩 성장한 결과다.
타임에 따르면 선전의 경제구조는 저임금에 의존한 노동집약 산업이 많은 중국의 일반도시와 크게 다르다. 오히려 첨단기술과 숙련된 고급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한국이나 대만과 비슷하다는 것.
선전 시정부는 첨단산업에 투자한 외국자본에는 공장 터를 대여하거나 2년간 기업소득세를 면제하고 8년간은 절반으로 깎아 주는 등 최고의 특혜를 베풀고 있다.
이런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선전의 2차 산업 생산액 323억4000만 달러 가운데 60%는 첨단기술을 필요로 하는 전자산업에서 나왔다. 지난해 선전의 수출액은 1015억 달러로 중국 전체 수출액의 13%에 이른다.
골드만삭스의 량훙(梁紅) 중국경제 수석연구원은 “중국에 소재한 기업들이 언제까지나 저임금에 의존해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선전이 현재 선구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산업구조상의 변화는 앞으로 중국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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