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과학기술도 ‘밀월 관계’…초음속여객기 공동개발

  • 입력 2006년 5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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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의 밀월관계가 지속되면서 군사 일체화에 이어 우주항공과 핵에너지 등 첨단과학 분야의 협력과 공동 연구도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두 나라는 소음을 크게 줄인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를 공동 개발해 2020년 취항하기로 했다.

또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짓기로 한 일본 유인 실험실의 구체적인 건설 일정에 합의하는 한편 신형 핵연료 개발에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미일이 공동 개발하기로 한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는 200∼300인승 규모로 도쿄(東京)와 로스앤젤레스를 현재의 절반인 5시간에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의 최대 관건은 소음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는 것. 영국과 프랑스의 ‘콩코드’와 소련의 ‘Tu144’ 등 초음속 여객기가 이미 실용화된 적이 있지만 폭음이 큰 문제가 된 바 있다.

미일은 엔진 배치를 바꾸는 방법으로 소음을 콩코드의 100분의 1, 현재 운항 중인 점보제트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 연구에는 일본 측에서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이시카와지마하리마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등이, 미국 측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보잉사 등이 참여한다.

일본 측은 엔진 개발과 설계 기술을, 미국 측은 기체 개발을 각각 맡을 예정이다.

이시카와지마하리마중공업 등은 저소음 엔진을 이미 시험 제작해 놓았으며 무인비행기를 이용한 시험 비행을 추진하고 있다.

▽ISS 내 유인 실험실 건설=마이클 그리핀 NASA 국장과 고사카 겐지(小坂憲次) 일본 문부과학상은 2008년 말까지 ISS 안에 일본의 유인 실험동을 완성한다는 일정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2007∼2008년 세 차례에 걸쳐 유인 실험동을 건설하는 장비를 미국의 우주왕복선을 통해 실어 나르기로 했다.

2007년 말로 예정된 첫 비행에는 일본의 베테랑 우주비행사인 도이 다카오(土井隆雄·51) 씨가 탑승한다.

유인 실험동이 완성되면 일본은 우주 공간의 특성을 이용한 생명과학과 재료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미국 주도로 구상돼 1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ISS 건설 계획은 2003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공중 폭발 사건 등으로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핵연료 연구개발=새뮤얼 보드먼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고사카 문부과학상은 5일 일본의 고속증식로형 원자로인 ‘몬주’를 이용해 신형 핵연료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 밖에 양국은 미국 내 핵연료사이클 시설의 설계, 원자로 소형화 재료 개발, 신형 고속로용 기기 개발, 핵무기 전용 방지를 위한 새 체제 구축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근 핵연료 재처리 공장을 가동하는 등 ‘원자력 대국’의 길을 걷고 있는 일본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2월 발표한 ‘글로벌 핵에너지 협력(GNEP)’ 구상의 우산 아래 들어감으로써 핵 개발에 대한 다른 나라의 불만을 억누르는 부수 이익도 누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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