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완전히 살아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 변수 악화로 경기회복세가 늦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하반기(6∼12월)부터 경제성장률이 점점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 국제유가, 미국 경기를 위협한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
유가 상승은 직접적으로 국내 기업의 생산원가를 높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나빠진다. 한국은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휘발유 소비가 줄고 내수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다.
걱정스러운 대목은 미국이다. 미국은 세계 석유생산량의 3분의 1을 소비하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과 내수 침체로 이어진다.
최근의 유가 상승세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관계가 주요 원인이지만 미국의 여름철 석유 성수기에 공급량이 다소 모자랄 수 있다는 전망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석유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는 현상은 공급이 20∼30% 부족할 때가 아니라 3∼5% 부족할 때 나타난다. 지금의 유가 상승 역시 이러한 약간의 공급 부족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미국의 내수가 꺾이면 한국처럼 수출주도형 국가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원자재, 중국 변수가 너무 크다
중국은 ‘원자재의 블랙홀’로 불려 왔다. 연간 10%가 넘는 고도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구리 철강 니켈 망간 등 전 세계 시장의 원자재를 싹쓸이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구리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2배로 뛰었고 올해도 계속 오르고 있다.
최근 중국의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10.2%로 작년 4분기(10∼12월) 9.9%보다 높아졌다고 발표한 것이 주 원인이다. 이는 경제 통신사인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9.6%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중국이 더 많은 산업용 원자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 귀금속인 금 가격이 온스당 6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세계 주요 펀드들이 투자 대상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 대체수단으로 금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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