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이비리그 ‘아시안 경계령’…학생 15% 아시아계

  • 입력 2006년 4월 5일 0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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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학생들이 아이비리그 등 미국 주요 명문대학을 휩쓸고 있다. 그 때문인지 아시아계 엘리트 학생들이 유대인처럼 앞으로 미국 각 분야에 진출해 미국 사회에서 점차 아시아계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3일 대학입시 컨설팅 회사인 아이비석세스에 따르면 지난해 하버드대 입학생의 18%는 한국계, 중국계, 인도계 등 아시아계 학생이었다.

하버드대뿐만 아니다. 2004년 혹은 2005년 입학생 기준으로 예일대 14%, 프린스턴대 13%, 컬럼비아대 16%, 펜실베이니아대 23% 등 주요 아이비리그 대학의 아시아계 학생 비율이 15% 안팎을 기록했다.

이 밖에 스탠퍼드대 24%, 매사추세츠공대(MIT) 27%,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47% 등 아이비리그 대학이 아닌 명문대학의 아시아계 비율은 그보다 더 높았다.

대입연령대에서 아시아계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전체 인구의 4%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이런 진학률은 거의 ‘기록’에 가깝다. 이처럼 아시아계가 인구 비중은 낮으면서도 명문대학 진학률이 높은 것은 무엇보다 학부모의 교육열이 높기 때문.

이 때문에 아시아계는 종종 유대인과 비교가 된다.

유대인은 미국 인구의 2%에 불과하지만 대체적으로 아이비리그 입학생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미국 엘리트층 진입통로인 아이비리그 진학을 통해 미국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뉴욕과 워싱턴의 대형 로펌(법률회사) 변호사의 40%가 유대인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아시아계 학생 비율이 높아지면서 역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아이비리그 대학 입시에서 탈락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계 학생은 설령 미국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SAT)에서 만점을 받아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는 각 대학이 인종다양성을 추진한다는 차원에서 입학생의 인종 비율을 맞추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흑인이나 히스패닉 학생들은 SAT에서 아시아계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더라도 대학입학이 훨씬 수월하다.

실제로 한인교포 여학생 김모(18) 양은 SAT 3과목 중 2과목에서 만점을 받는 등 총점 2340점(만점은 2400점)을 받았지만 지난달 30일 하버드대에 합격하지 못하고 대기자명단에만 올랐다는 통보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대학 측이 성적순으로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면 미국 주요 명문대학에서 아시아계 비율이 30%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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