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로버트 오먼·토머스 셸링

  • 입력 2005년 10월 11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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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로버트 오먼(75) 이스라엘 헤브루대의 교수와 토머스 셸링(84) 미국 메릴랜드 교수 겸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0일 게임이론으로 갈등과 협력에 대한 이론을 만든 공로로 오먼 교수와 셸링 교수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왕립과학원은 “오먼 교수와 셸링 교수의 연구는 전쟁, 무역 분쟁, 조직범죄, 정치적 결정, 임금협상 등을 게임이론으로 설명해 냈다”고 평가했다.

게임이론을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적 분야로 확장했다는 것. 특히 1994년 게임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천재수학자 존 내시 박사의 이론을 한 단계 발전시켜 갈등 상황이 협력을 통해 해결되는 ‘협조적 게임이론’을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1951년 하버드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셸링 교수는 백악관에 근무하며 게임이론을 정치학에 처음 도입했다. 미국과 옛 소련의 냉전 상황에서 서로가 갖고 있는 핵무기를 과시함으로써 역설적으로 핵전쟁이 억제되는 상황을 게임이론으로 설명했다.

셸링 교수가 1960년 펴낸 저서 ‘갈등의 전략’은 게임이론의 고전이다.

그는 또 1978년 ‘미시 동기와 거시 행동’이라는 책을 통해 아이스하키 선수가 헬멧을 착용해야 하는 이유와 극장에서 관객들이 좌석을 선택하는 방법 등을 규명했다.

오먼 교수는 셸링 교수의 이론을 수학을 통해 증명했다.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출생해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이스라엘계 미국인으로 1955년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두 나라가 대치 상황에서 서로 타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가 처음 개발한 ‘무한 반복 게임’은 처음에 서로를 의심했던 개인이나 공동체가 나중에 어떻게 협력하게 되는지를 수학으로 풀이했다.

내시 박사가 만든 게임이론의 전통적 모형인 ‘죄수의 딜레마’에서는 죄수들이 단 한 번만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죄를 자백하지만 선택을 여러 번 반복하면 서로 최적의 해법을 알게 된다는 것.

또 경쟁관계인 기업들이 과점(寡占)을 통해 협력하는 방식과 노사협상 등도 게임이론으로 분석했다.

서울대 전영섭(錢英燮·경제학) 교수는 “기존의 게임이론이 두 사람의 경쟁과 타협에 초점을 맞췄다면 오먼 교수는 이를 무한히 많은 사람 간의 경쟁과 타협으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오먼 교수는 국제게임이론학회의 초대 회장을 지낼 정도로 대가(大家)로 인정받았다. 노벨경제학상 시상식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며 두 교수는 1000만 크로네(약 13억5000만 원)를 나눠 갖는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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