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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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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21일 “한국 정부가 그동안 TKS의 2차 도약을 이뤄낼 후임자를 찾으려고 했으나 현재로선 그레그 회장을 대체할 만한 인물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989년 주한 미 대사로 부임했던 그레그 회장은 대사직을 물러나던 1993년부터 TKS를 이끌어오고 있다. 한때 ‘그레그 회장이 건강 등을 이유로 용퇴 의사를 밝혔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지만, 최근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2년 정도 더 일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 있는 TKS가 15일 주최한 ‘연례 만찬’ 행사에서도 그레그 회장의 미국 내 네트워크의 힘이 십분 발휘됐다.
이 행사에는 유엔 정상회의에 참석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한자리에 모였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TKS가 매년 시상하는 ‘밴 플리트’ 상을 받았다. 한국과 미국의 정계, 관계, 재계, 학계 인사 800여 명이 모여 성황을 이룬 자리였다.
아버지 부시의 최측근 참모 중 한 사람으로 통하는 그레그 회장은 부시 전 대통령이 1970년대 중국 내 중앙정보국(CIA) 책임자로 있을 때 중국 베이징에서 함께 근무했고, 부시 전 대통령이 부통령에 오른 1980년대에는 부통령실 안보보좌관을 지냈다.
올해 들어 워싱턴과 뉴욕의 한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그레그 사임설’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던 것은 사실이다. 그레그 체제가 지나치게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바람에 현 부시 행정부의 핵심부에 한국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교체 이유’까지 나돌았다. 실제로 TKS가 구글이나 야후 같은 검색 포털사이트에서 한국 관련 영문뉴스를 찾을 때 사용하는 ‘검색어’ 가운데 ‘sunshine policy(햇볕정책)’는 빠지는 일이 없을 정도.
카트먼 전 사무총장과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인물이 비공식 인터뷰까지 거쳤다는 소문도 흘러나왔지만, 그레그 회장의 그림자가 워낙 커 후임자 물색은 난항을 거듭하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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