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流가 도둑 맞는다]외국기업 ‘짝퉁과의 전쟁’

  • 입력 2005년 5월 20일 04시 27분


코멘트
다국적 담배 제조업체인 필립모리스는 홍콩에서 가짜 담배를 실은 컨테이너 한 대에 10만 달러(약 1억 원)의 현상금을 건다. 현상금은 컨테이너 한 대 분량의 가짜 담배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과 같다.

이처럼 해외 유명 기업들은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샤넬 까르띠에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업체들은 국내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전에 상표등록부터 마쳤다. 10년간 상표를 보호받을 수 있고 제3자에 의한 유사상표 등록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 업체들이 국내에서 상표등록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은 건당 150만∼200만 원. 같은 상표라도 디자인이나 색깔이 조금씩 다르다면 다른 상표로 인정되기 때문에 그만큼 추가 비용이 든다.

그러나 상표등록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들 업체가 ‘짝퉁’ 단속에 들이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업체들은 이 돈으로 법무법인이나 조사기관을 고용해 가짜 복제품을 단속한다. 또 검찰이나 세관 등 단속 관련 기관과도 평소 유기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해 대응에 나선다.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업계 공동의 노력도 눈에 띈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유럽계 기업들은 주한 유럽상공회의소(EUCCK) 산하 지적재산권위원회를 통해 한국 정부(세관과 검찰, 국회)에 지속적으로 지적재산권을 보호해 달라는 압력을 행사한다.

또 국제반(反)복제위원회(IACC)는 전 세계를 돌며 세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불법복제품 단속 교육에 나서고 있다.

명품 업체들이 이처럼 상표권 침해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짝퉁을 방치하면 기업 가치 훼손을 넘어 장기적으로 사업 자체가 소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