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대통령 그린스펀 “미국 금리는 아직도 낮다”

  • 입력 2005년 2월 17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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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16, 17일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입을 주목했다.

미국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그가 올해의 통화정책 기조를 미 의회에 보고하는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 금융계는 세계의 돈 흐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시사점을 찾느라 분주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의회에서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가 찾아오고 있다’는 점과 ‘올해도 미국 금리는 꾸준히 인상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공격적 금리정책 펼 듯=애매모호한 표현으로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그린스펀 어법’의 특징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의회 설명에서 “미국 금리(2.5%)는 아직도 상당히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여섯 차례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렸지만 올해도 금리를 계속 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금리를 언제, 얼마나 올릴지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금융 전문가들은 그린스펀 의장이 지난해부터 금리를 올릴 때마다 사용했던 ‘점진적 인상(measured pace)’이라는 표현을 이번 통화정책 보고에서 사용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최근 달러 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 속도를 감안할 때 그린스펀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를 더 빨리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잘 정비(well-anchored)돼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인플레이션은 잡겠다는 그의 고집스러운 면모도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금리 어디까지=미 연방기금 금리가 오르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 달러 가치가 오른다. 달러 강세의 요인이 된다는 얘기다.

그린스펀 의장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금리를 올리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무역적자를 해소할 길이 그만큼 멀어지기 때문.

때문에 경기를 촉진하지도 않고, 억제하지도 않는 ‘중립적’ 자세가 그린스펀 의장이 운용할 금리 정책과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선임연구원은 “국제 금융계에서는 미국과 세계경제 추이를 감안해 볼 때 중립적 금리수준은 3% 후반에서 4% 초반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미 금리는 3% 중반까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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