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튼스쿨 왁터 교수 “인위적 신도시 건설 성공 사례없어”

  • 입력 2004년 12월 7일 0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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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서든 인위적인 신도시 건설이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주택은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새 도시를 (지방에) 건설하는 문제는 아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미국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주택도시개발부(한국의 건설교통부) 차관을 지낸 수잔 왁터 교수(사진)는 ‘국제부동산 세미나’ 참석차 방한해 6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현재 미국 유명 경영대학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부동산학과의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 연방 주택금융공사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행정부에서 일할 당시 세계 각국의 주택정책을 비교 점검한 뒤 정책을 집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서울의 집값 상승은 그만큼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며 “많은 요인 중에는 외국 자본이 관심을 가질 만큼 동북아시아에서 중요한 입지에 있다는 점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울의 주요 행정기관을 지방으로 옮기면 민간과 공공부문의 교류에 비(非)효율이 발생해 서울이라는 도시의 생산성이 (인근 다른 국가 도시에 비해) 그만큼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장에 비해 정보가 부족한 정부가 나서면 정책 집행의 ‘시차(時差) 문제’까지 겹쳐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만 증폭시킨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수요와 공급의 왜곡으로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집값 안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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