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이젠 문화전체로 확산…中 日 동남아서 인기

  • 입력 2004년 12월 5일 19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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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언어교육원에서 '외국인 한국어교육 강좌'를 듣고 있는 10여 개 나라 외국인들. 한국 대중문화를 선호하는 한류 현상이 한국 문화와 예술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부산대 언어교육원에서 '외국인 한국어교육 강좌'를 듣고 있는 10여 개 나라 외국인들. 한국 대중문화를 선호하는 한류 현상이 한국 문화와 예술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올해 일본에서의 ‘용사마’ 신드롬으로 절정에 오른 한류(韓流)가 이제 드라마 영화 가요 등 대중문화를 넘어 학술 출판 미술 등 일반문화의 영역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학=먼저 한국어와 한국역사를 배우려는 동아시아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국제교류재단이 각국에 개설된 한국학 강좌를 파악한 결과 한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2000년 전후로 이러한 현상이 뚜렷해졌다.

한국학 강좌의 역사가 오래된 일본의 경우 한국학 강좌가 설치된 대학은 1995년까지 143개 대학이었으나 2001년 285개 대학으로 배가 늘었다. 또 3년 뒤인 올해에는 335개 대학으로 50개 대학이 늘었다.

중국도 2001년 23개 대학에서 2004년 31개 대학으로 증가했다.

아시아의 다른 지역에서도 한국학 강좌 수는 유럽 지역을 넘어서고 있다. 2001년 1개 대학에서 올해 3개 대학으로 늘어난 홍콩을 비롯해 몽골(5), 베트남(5), 말레이시아(4), 인도네시아(3)의 한국학 강좌 수는 영국(5), 스페인(3), 이탈리아(3) 등 유럽의 웬만한 나라 못지않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과 해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도 급증하고 있다. 1997년 이후 매년 한 차례 국내 4개 지역과 해외 15개 국 43개 지역에서 치러지는 이 시험의 올해 지원자는 1만7531명. 지난해 1만2187명보다 44%가 증가한 수치다. 첫해 2274명이던 지원자 수는 매년 1000여 명씩 늘다가 2002년을 기점으로 수천 명 단위로 뛰고 있다. 이런 급증세는 한류 현상이 뚜렷한 일본과 중국, 베트남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미술=지난달 17∼21일 중국 상하이무역전시장에서 열린 2004 상하이 아트 페어(8회)에는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25개의 한국 화랑이 참여했다. 이 중 선화랑이 출품한 김선구 씨의 브론즈 조각작품 6점이 개막 전에 모두 팔려 화제를 모았고, 표화랑 박성태 씨의 알루미늄철망 설치작품은 현지 언론에 크게 보도되는 등 한국 미술작품들이 각광받았다.

또 크리스티 홍콩의 한국현대미술품 경매에는 한국의 젊은 작가 6명의 작품 8점이 모두 높은 가격에 낙찰돼 한류가 문화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게 아니냐 하는 관측을 낳고 있다.

▽출판=2002년 7월 중국에서 출간된 김하인 씨의 소설 ‘국화꽃 향기’는 지금까지 35만 부가 팔렸고 그의 다른 작품 ‘일곱 송이 수선화’ 등 6권도 모두 베스트셀러가 됐다. 덕분에 이 책들을 독점 출판한 신징뎬원화(新經典文化)는 창립 4년 만에 중국에서 가장 많은 책을 판 출판사 랭킹 2위에 올랐다.

올해 초 베이징 세계지식출판사가 발행한 ‘귀여니’ 이윤세 씨의 소설 ‘그놈은 멋있었다’(70만부)와 ‘늑대의 유혹’(60만부) 등도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같은 인기로 5월과 8월 중국 10개 도시를 순회한 이 씨의 사인회에는 많게는 수천 명의 팬들이 몰리는 성황을 이뤘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이길상 한국문화바로알기센터 소장은 “한류 현상이 한국에 대한 부정적 선입관을 없애줘 문화예술 전반의 교류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상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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